뱅크런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3월 10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습니다.

 

순식간에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너도나도 예금을 빼는
뱅크런(bank run, 대량예금인출)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일반고객들이 알아채기 힘들었습니다.
신용평가회사들이 신용등급을 내리거나
은행이 어렵다는 내부정보가 언론을 통해서 흘러나와야
너도나도 은행으로 달려가는 뱅크런이 가능했습니다.

 

정보를 입수해도
일단 은행으로 달려가서 줄을 길게 서서
ATM이나 창구에서 예금 인출을 요청하는 식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은행도 여러 가지 조처를 취해서 위기를 넘기곤 했습니다.

 

지금은
고객들이 손에 들고 있는 셀폰을 통해서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은행으로서는 속수무책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오늘날의 뱅크런은
갑자기 닥치는 쓰나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 16위에 해당하는 대형은행에 뱅크런이 발생하니
이틀도 되지 않아서 문을 닫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지난 월요일에도 뉴욕의 한 은행이 파산하고
몇몇 금융기관들이 위험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미국 정부가 모든 예금을 보장한다고 서둘러 선언했지만,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2.
세상이 너무 빨라졌습니다.
빠르게 치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조처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무서울 정도입니다.

 

갑자기 말세가 되면
세상이 빨라진다는 다니엘서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다니엘 12:4).

 

성경 말씀 한 구절을
단순하게 종말과 연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으니 종말을 두려워할 것도 아닙니다.
종말은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승리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몰입하고
문명과 과학의 발달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인류의 교만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위기가 생겼을 때,
은행으로 달려가서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못지않게
세상이 발달할수록 ‘겸손하게’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달려 나가서 그 뜻을 추구하는 것이 꼭 필요하겠습니다.

 

우리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 깊이 뿌리내리지 않으면,
종잡을 수 없는 세상에 휘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화뇌동하지 않고, 잠잠히 주님을 바라보면서
무너지지 않을 예수 그리스도, 진리를 꼭 붙들고 오늘 하루 삽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마태6:9-10)

 

하나님,
흔들림 없는 믿음을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3. 3. 16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