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결혼
야곱이 외삼촌 라반이 사는 하란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우물가에서 라반의 딸 라헬을 만납니다. 어쩌면 야곱에게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하나님께서 벧엘의 약속대로 야곱과 함께하시고 인도하신 결과였기에 매우 감사했을 것입니다.
외삼촌 라반도 우물가로 와서 야곱을 집으로 맞아들였습니다. 야곱은 자초지종을 모두 외삼촌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14절)는 외삼촌의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외삼촌과 야곱이 유전적으로 뼈와 살이 같다는 뜻이니 외삼촌 역시 야곱의 성품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하란으로 피신 온 야곱이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것입니다.
외삼촌 집에 무사히 도착한 것 만도 감사하고 기뻤기에 야곱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을 도왔을 것입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밥값을 해야 합니다. 야곱은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태중에서 형 에서와 싸웠듯이 목적 지향적이고 전투적인 면이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 식구가 한 명 늘어나는 것은 가장에게 큰 부담이었으니 야곱은 외삼촌 마음에 들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한 달을 살았을 것입니다.
외삼촌 라반에게는 딸이 둘이 있었습니다. 첫째 레아는 시력이 약합니다. 히브리어 단어의 의미가 불확실한데, 라헬보다 레아의 외모가 뛰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레아는 야곱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우물가에서 처음 만났던 라헬이 야곱 마음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라헬은 곱고 아름다웠습니다.
외삼촌이 품삯 이야기를 하니 야곱은 예상외의 요구를 합니다. 우물가에서 처음 만났던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아내로 달라는 것입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7년 동안 공짜로 일해서 신랑이 신붓집에 지불하는 선물로 대신하겠답니다.
야곱이 라헬을 얻기 위해서 일했던 7년이 며칠처럼 느껴질 정도로 라헬을 사랑했습니다. 어머니 리브가가 외삼촌 집에 가서 며칠만 있다 오라고 했으니 이제 7년이 지나면 라헬과 결혼해서 고향으로 돌아갈 작정이었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모두 초대해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하고 저녁이 되니 외삼촌 라반은 라헬이 아닌 큰딸 레아를 야곱에게 들여보냈습니다. 신부 지참금에 해당하는 그의 종 실바도 야곱에게 주었습니다. 야곱을 속인 것입니다.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인 사건과 겹칩니다. 큰형 에서 대신 둘째 야곱이 아버지께 들어갔는데, 외삼촌은 큰딸 레아를 먼저 야곱에게 주었습니다.
야곱이 외삼촌에게 따집니다. 속으로 아버지 이삭을 속인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외삼촌의 새로운 제안대로, 야곱은 7일 후에 라헬과 그의 여종 빌하를 아내로 얻고 7년을 더 일하게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야곱에게는 두 명의 부인과 두 명의 여종이 생겼습니다. 야곱의 후손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