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제가 어렸을 때 살던 집은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나무 마루가 있었습니다.
옛날집 마루는 신발을 벗어 놓고 올라가는 앞쪽이 트여 있습니다.
가지고 놀던 작은 공이나 구슬 같은 것들이
마루 밑으로 굴러 들어가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마루 밑이 깜깜하니
군대에서 사용하는 군청색 플래시(손전등)를 갖고
마루 밑을 비춰서 공이나 구슬을 찾아내곤 했습니다.
마루 밑을 손전등으로 비추면
온갖 쓰레기들과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여기저기를 비추고 자세히 살펴야
마루 밑으로 굴러 들어간 공이며 구슬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예전에 잃어버렸던 제 물건도 덤으로 찾곤 했습니다.
먼지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순간이었습니다.
2.
겉으로는 번드레해도
우리 삶의 뒷면은 꽤 복잡합니다.
마루 밑창처럼 먼지를 비롯한
쓸데없는 것들이 쌓여 있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것들’이 정말 많지요.
마루 밑에 슬쩍 넣어버린 것들도 많구요.
먼지가 쌓여가는 것들입니다.
비유가 심한 것 같아 보여도
솔직한 우리 모습입니다.
올 한 해도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마루 위만 신경 쓰지 말고
마루 밑도 살피기를 원합니다.
3.
그런데요!
제가 잃어버린 구슬이 마루 밑에 숨어 있듯이,
그곳에도 숨겨진 하나님의 은혜와 손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더 사랑하시거든요.
우리 삶이 너저분하고 부끄러워도
그곳에 숨겨진 하나님 손길의 흔적이 꼭 들어 있습니다.
숨은 축복들(hidden blessings)입니다.
4.
믿음의 잣대로 우리 삶을 돌아보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어두운 곳을 빛 되신 예수님으로 비춰서
빛의 자녀에 걸맞은 신앙과 삶을 갖추기를 원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잊고 있었던
숨은 축복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축복이 아닙니다.
마루 위에 올려놓고 세상에 자랑할 축복도 아닙니다.
먼지 속에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축복입니다.
잃어버린 축복이고, 꼭 찾고 싶었던 축복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진리임을,
우리가 믿는 믿음이 생명임을,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가 우리에게 임했음도
덤으로 그리고 새롭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숨겨진 축복을 찾아내는
감사절이 되길 바랍니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엡 5:8-9)
하나님,
감사절을 맞아서
잃어버린 진짜 중요한 축복들을 꼭 찾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4. 11. 28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