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우는지라”(느8:8-9).
바빌론에서의 70년 포로 생활은 짧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지 히브리어로 기록된 토라(모세오경)를 읽고 암송했습니다. 그래도 바빌론에서 태어난 백성들은 히브리어가 익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문 앞 광장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의 현주소였습니다.
에스라가 율법책을 읽습니다. 중간중간에 있는 레위인들과 지도자들이 그 뜻을 해석해서 말씀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세심하게 서로를 배려하는 모임입니다. 그때 말씀의 은혜가 임했다고 지난 시간에 배웠습니다. 백성들이 모두 울었습니다.
하나님과 하나님 말씀을 간절히 사모하는 하나님 백성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말씀에 주목했고, 말씀을 들었고, 가르쳐주는 것을 “아멘”으로 받아들이니 말씀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강단에서 선포한 말씀이 청중들에게 전달되고 각 개인은 물론 공동체 안에 말씀이 역사했습니다. 은혜가 임한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음을 수문 앞 광장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몸소 경험했습니다.
총독 느헤미야, 제사장 겸 학사인 에스라와 레위인들이 백성들을 위로합니다. 포로에서 돌아와서 처음 함께 모였습니다. 말씀을 읽고 하나님을 경배하는 거룩한 날입니다. 그러니 울지 말고 슬퍼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슬픔이 변해서 기쁨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70년 바빌론 포로 생활의 압제와 괴로움에서 비로소 해방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함께 나눴던 이해인 수녀의 싯구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너무 오래 울지 말고 적당히 울 때…눈물은 진주를 닮은 하나의 꽃이 됩니다”.
아무리 큰 은혜가 임했어도 그 자리에 머물면 안 됩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집에 가서 감사의 애찬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먹을 것이 부족한 가난한 이웃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라는 부탁도 잊지 않습니다. 느헤미야의 말을 들은 레위인들이 백성들을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느헤미야가 멋진 말을 합니다:“이날은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10절). 이날은 주님의 날입니다. 마냥 울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근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 백성이 해야 할 일입니다. 히브리어 본문을 그대로 읽으면, “여호와의 기쁨이 너희의 힘이라”가 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우리의 힘입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