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장 고넬료(2): 복음/ 사도행전 10: 24-48
백부장 고넬료 (2): 복음
백부장 고넬료에 대한 말씀을 나누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고넬료는 100명의 군인을 지휘하는 백부장으로 가이사랴에 파견되었습니다. 로마 군인이지만,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항상 기도에 힘썼습니다. 식민지 백성들이 인정하고 칭찬할 정도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했던 모범적인 인물입니다.
고넬료는 오후 3시에 기도하다가,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데려오라는 하나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베드로 역시 정오 개인 기도시간에 부정한 짐승들이 들어있는 광주리 환상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더럽다고 하지 말고 잡아먹으라는 말씀이 들렸습니다.
베드로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도착합니다. 베드로는 성령의 지시대로 가이사랴에 있는 고넬료 집으로 향했습니다. 고넬료와 베드로가 각기 30여 마일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역사적인 만남을 하나님께서 직접 주선하신 것입니다.
고넬료는 엎드려 절하면서 베드로를 맞이했습니다. 베드로가 누구인지 확실히 모른 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인물이기에 하나님을 모시듯이 정중하게 영접한 것입니다. 고넬료 집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베드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유대인으로 이방인의 집에서 그들과 교제하는 것이 원칙에 맞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기에 고넬료를 찾아왔답니다.
이번에는 고넬료가 4일 전에 보았던 환상을 이야기합니다. 기도하는 중에 욥바에 머무는 베드로를 초대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사람을 베드로에게 보내게 되었다고 자초지종을 알려줍니다. 이제 하나님 말씀을 들려 달라는 것입니다. 로마 백부장 고넬료에게서 군인의 교만이나 권력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을 잘 믿고 싶다는 구도자의 모습만 보입니다.
베드로 역시 고넬료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고 모든 나라와 민족 가운데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을 모두 받아 주심을 깨달았다고 말문을 엽니다. 베드로가 본 환상의 퍼즐이 완성된 것입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모든 사람과 세상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동안 하신 일, 베드로가 목격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예수님께서 심판주가 되심을 소개합니다. 그때 성령이 임했습니다. 오순절 성경 강림의 축소판 같습니다.
베드로는 물론 함께 한 모든 사람이 이방인에게 성령이 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를 찾고 믿는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임함을 입증한 것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풉니다. 베드로는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고 성령이 임한 것을 예루살렘 교회에 보고했습니다. 복음이 이방인에게 활짝 열리는 시작점이 된 것입니다. -河-
좋은 아침입니다.
1.
우리 교회는
샌프란에서 비교적 안전하고 한적한 곳에 있는데
팬데믹 전에는 가끔 보았던 노숙자들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종종 찾아옵니다.
우리 동네까지 오는 것을 보면 살기가 어렵고
노숙자의 숫자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샌프란에는 약 8천명 정도의 노숙자가 지내는 것으로 알려짐)
노숙자들이 오면 대개 흔적을 남깁니다.
최근에는 정원에 있는 교회 수돗가에서
샴푸나 비누를 사용하니
권사님께서 정성껏 가꾸시는 정원이 망가질까 염려됩니다.
이분들이 교회 근처에서 잠을 자고 가면
옷가지며, 음식물 쓰레기 등을 여기저기 남겨 놓고 갑니다.
물론 좋지 않은 냄새가 남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노숙자 사역을 하는 단체나 교회들을 자못 존경하게 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노숙자들을 돕지는 못해도
교회 앞이나 정원에서 밤을 지내는 것은 막지 않습니다.
수돗물도 정원에 피해만 가지 않으면 사용하게 할 생각입니다.
2.
한번은
노숙자 한 분이 와서
교회 옆 정원에 자리를 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슬리핑백을 펼치고 수돗가를 오가면서 한참을 준비합니다.
그러더니 슬리핑백에 들어가서 잠을 잡니다.
아침에 다시 카메라를 켜니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아직 취침 중이십니다.
10시쯤 일어나서 침구며 옷가지를 모두 정리해서
백팩에 넣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나중에 교회에 가보니
자신이 머물다 간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떠나셨습니다.
이 정도만 정리해주면
얼마든지 장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우리도 어느 곳에 머물거나
어떤 일을 하면 흔적을 남깁니다.
인간관계, 길게는 우리 인생길에도 흔적이 남게 마련입니다.
좋지 않은 흔적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지워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 추억, 또는 결실과 같은 좋은 흔적은
아름답게 남겨놓아야 합니다.
노숙자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보면서
잠시 멈춰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내가 남기는 흔적은 어떤 것일까?
어수선한 것들을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길이 남을 좋은 흔적은 무엇이 있을까?”
오늘 하루,
우리가 걷는 발걸음, 나눈 대화, 마음, 하는 일 등등에서
좋은 흔적, 좋은 기억, 그리스도의 향기가 남겨지길 기대합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향기]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고후2:14)
하나님,
우리가 지나간 인생길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남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8. 4이-메일 목회 서신)
백부장 고넬료 (1): 복음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두 명의 외국인 장수를 공부했습니다. 밧세바의 남편이자 다윗에 의해서 죽은 헷사람 우리아에게는 충성이 돋보였습니다. 엘리사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서 일곱 번 몸을 씻고 나병에서 해방된 아람 사람 나아만 장군은 겸손과 믿음(순종)의 인물이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신약에 나오는 두 명의 로마 군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로마 군인 100여 명을 통솔하는 백부장입니다. 백부장은 로마 군대 장교의 하위 계급이었지만, 능력에 따라서 진급은 물론 경제적인 부(富, Wealth)까지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백부장들 가운데는 사병부터 시작해서 장교가 된 사람들도 있었고, 때로는 백부장이 되면서 로마 시민권을 얻은 외국인도 있었으니 나름 성공한 군입니다.
로마 제국은 자기들이 정복한 식민지에 군대를 파견해서 다스렸습니다. 이스라엘이 속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경우 본문에 나오는 가이사랴가 로마 군대는 물론 통치의 중심이었습니다. 로마 황제에게 아부하면서 식민 통치권을 확보한 헤롯 대왕이 로마를 위하여 바친 도시입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서 “가이사랴(Caesarea)”라고 불렀습니다.
그곳에 고넬료라는 로마 군대 백부장이 있었습니다. 고넬료는 그의 가정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는 로마 군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God-fearer)”은 구약의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이방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고넬료는 하나님을 경외할 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구제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한 모범적인 인물입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군인인데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고넬료를 칭찬할 정도로 성품이나 신앙이 훌륭했습니다.
고넬료가 유대인들의 기도 시간인 제 구시(오후3시)에 기도할 때 환상 속에서 하나님 사자의 말씀을 듣습니다. 욥바에 머무는 베드로에게 사람을 보내서 그를 초청하라는 말씀입니다. 고넬료는 이유도 알지 못하면서 욥바에 사람을 보냈습니다.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었다는 말씀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욥바에 머물던 베드로 역시 정오에 기도하기 위해서 지붕에 올라갔는데 갖가지 짐승들이 담긴 광주리 환상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광주리에 담긴 짐승을 죽여서 먹으라고 하시니 베드로는 깜짝 놀랍니다. 그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문 앞에 와서 베드로를 찾습니다. 그리고 고넬료의 말을 전합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듣고 복음을 전합니다.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고넬료와 베드로를 통해서 주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예수님의 복음은 차별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습니다.-河-
좋은 아침입니다.
1.
미국의 물가 상승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7월 초에 발표된 물가 상승률이 무려 9.1%였는데
1981년 이래 최고입니다.
처음에는 중고 자동차 값이 물가 상승을 주도해서
피부로 느끼지 못했는데, 개스값과 생필품,
외식 값으로 옮겨오면서 물가 상승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코스코(Costco)에서 판매하는
핫도그 콤보(hotdog combo)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코스트 푸드 코트에서는
핫도그와 음료수 합쳐서 단 1불 50센트입니다.
요즘처럼 물가가 치솟는 시절에 더욱 돋보이는 착한 가격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코스코 핫도그 콤보가 미국의 물가 상승을 지켜내고 있다는 기사를 쓸 정도입니다.
코스코는 1985년에 핫도그 콤보 메뉴를 처음 시판했는데
그로부터 한 번도 판매가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코스코 창업자가
핫도그 가격을 올리려는 코스코 사장에게
“만약에 값을 올리면, 당신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요 I will kill you”라고
호통쳤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얼마 전 코스코 사장은
핫도그 콤보 가격을 올릴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망설임 없이 No라고 대답했답니다.
1980년대에 엄마 손을 잡고
코스코에 갔던 아이가 마흔이 가까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이 똑같습니다.
물론 핫도그와 음료수를 제공하는 메뉴 구성도 같습니다.
코스코가 완벽한 기업이 될 수 없어도
핫도그 가격만 놓고 보면,
고객에 대한 회사의 충성도가 매우 큽니다.
40년 동안 값을 올리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2.
우리 주변에는
개인이든지 또는 기업이든지
수십 년 동안 변치 않고 주어진 일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남들과 경쟁하고 비교했다면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인데 묵묵히 그 일을 행하는 경우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김없이 하루 세끼 밥을 먹습니다.
빨래하고, 학교에 가고 직장에 갑니다.
자녀들을 키우고, 같은 길을 오가고
그리고 주일에 예배에 옵니다.
변함없이
부모로, 자녀로, 친지로, 교회 식구로 살아갑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함없으신
우리 하나님을 닮은 모습입니다.
3.
성령의 열매 충성을 생각합니다.
충성 또는 성실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과 끝이 같은 것입니다.
대충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것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일상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충성입니다.
그런데 그 충성이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령의 열매에 들어 있습니다.
변함없는 충성, 신실함을 장착하기를 원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시는
참빛 식구들을 응원합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시편 16:8)
하나님,
끝까지 변함없이
주님을 섬기고 믿기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7. 28이-메일 목회 서신)
나아만과 게하시
나아만은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던 아람(시리아)의 장군입니다. 완벽한 군인이지만, 온몸에 부스럼이 나는 나병환자였습니다. 나아만은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포로로 잡아 온 여종의 말을 듣고 나병을 고치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찾았습니다. 요단강에서 일곱 번 씻으라는 엘리사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나아만의 몸은 어린 소년의 몸처럼 깨끗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완전히 회복된 나아만 장군이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갑니다. 이제는 아람 나라의 장군이라는 신분은 중요하지 않고, 나병에서 해방된 것만 감사할 뿐입니다. 그 여정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몸만 소년의 피부를 가진 것이 아니라 나아만 장군에게 새로운 인생이 찾아온 것입니다.
나아만은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받아 달라고 엘리사에게 요청합니다. 엘리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면서 나아만의 예물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나아만 장군은 노새 두 마리에 이스라엘의 흙을 싣고 가서 자기 고향에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제단을 쌓고 하나님만 섬기겠다고 맹세합니다. 대신, 군인이라는 신분상 왕과 함께 림몬(아람의 신) 신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만 용서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엘리사가 샬롬으로 나아만을 축복하고 보냈습니다.
나아만이 어느 정도 갔을 때 엘리사의 종 게하시가 나아만을 쫓아 갑니다. 엘리사가 나아만의 예물을 받지 않은 것에 불만이 생겼고 자신이 챙기겠다는 욕심이 발동했기 때문입니다. 엘리사 선지자에게 제자 두 명이 찾아왔는데 그들을 위한 선물이 필요하다고 거짓말하면서 나아만으로부터 선물을 받아냈습니다. 게하시는 가져온 선물을 집에 숨깁니다.
엘리사는 게하시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디 갔었냐는 엘리사의 질문에 게하시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고 또다시 거짓말합니다. 물질에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엘리사가 게하시를 저주하니 그의 몸에 나병이 생깁니다.
열왕기하 5장은 나아만 장군의 나병으로 시작해서 엘리사의 종 게하시의 나병으로 끝납니다. 이방인인 아람 장군 나아만은 나병에서 회복되고, 이스라엘 사람인 게하시는 나병에 걸렸습니다. 아람 사람 나아만 장군은 이스라엘 여종과 엘리사의 말을 따랐지만, 게하시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엘리사의 생각과 방침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나아만은 하나님을 섬기기로 결심했지만, 게하시는 나아만이 갖고 온 예물에 집착했습니다.
본문에서 엘리사는 하나님을 대신해서 중심에 서 있습니다. 말씀에 순종한 나아만의 치료를 돕고 아무 대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릇 행한 게하시는 심판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백성과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께 오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십니다.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도 하나님을 떠나면 심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주님을 따르기를 원합니다.-河-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주일 설교의 주인공인 아람 장군 나아만은
엘리사 선지자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고 나병에서 깨끗해졌습니다.
<깁보르 하일, 용맹스럽고 유능한 사람>로 불렸던
아람 장군 나아만이었습니다.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그의 몸에 있는 나병입니다.
전염될 정도는 아니지만,
나병으로 엉망이 된 자기 몸을 볼 때마다 절망적이었을 것입니다.
나아만은
자기 집에 있던 이스라엘 ‘꼬마 여자 종’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로 내려갔고
선지자 엘리사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요단강에 몸을 씻는 것은 일상적인 일입니다.
절대로 특별한 치유법이 아니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아만은 결국 엘리사의 말을 쫓았고
몸이 깨끗해 졌고, 하나님까지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일곱 번을 채웠습니다.
2.
지난 금요일에는
생전 처음 자이언츠 구장에 가서 야구 경기를 보았습니다.
요즘 자이언츠의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예상대로 싱겁게 끝날 듯했습니다.
2점을 먼저 냈지만, 힘없이 한 회에 5점을 내주면서
8회까지 5대2로 지고 있었으니까요.
시간이 밤 10시를 훌쩍 넘었기에
함께 간 집사님 아이에게 그냥 가자고 했더니
‘꼬마 아이’가 끝까지 보겠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졸려서 눈이 반쯤 감긴 것 같았는데 신기했습니다.
많은 관중이 이미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태에서 9회말 마지막을 맞았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첫 타자부터 홈런을 터뜨리더니 그다음에도 싱글 홈런이 나옵니다.
상대 팀이 흔들린 틈을 타서 베이스를 모두 채웠고
다음에 나온 타자가 초구를 쳐서 만루 홈런(끝내기 그랜드 슬램).
9회에만 6점을 내서 8:5로 승리했습니다.
처음 찾은 자이언츠 구장에서 인생 경기를 관전한 것입니다.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3.
주일 친교 시간에 야구장에 갔던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집사님이
“목사님 오늘 설교의 일곱 번과 딱 맞는데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나아만이 일곱 번을 채우면서 몸이 깨끗해 졌습니다.
중간에 포기했다면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야구장에 수만 명(?)이 왔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만이
9회 말에 대역전하는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끝을 보는 것이 늘 중요합니다.
그 끝에서 무엇을 이루면 금상첨화입니다.
행여나 극적인 결과를 얻지 못해도,
어떤 일이나 과정을 끝까지 마무리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큽니다.
나아만 장군의 일곱 번도
완전수 7과 더불어 끝까지 엘리사 말을 따랐다는 뜻이 강합니다.
오늘 하루,
진행 중인 일이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인생에서 ‘일곱 번’을 꼭 채우기를 원합니다.
특별한 일이 아닌 요단강에서 생긴 일상의 사건이라는 사실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왕하 5:14)
하나님,
매사에 일곱 번을 채울 수 있는
믿음과 끈기를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7. 21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