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2): 얍복강/ 창세기 32장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2): 얍복강/ 창세기 32장
얍복강
야곱에 관한 말씀은 야곱이 겪은 세 가지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야곱과 에서의 경쟁, 야곱과 외삼촌의 경쟁, 야곱 아들들의 경쟁.
야곱과 에서의 갈등은 가나안에서 시작했습니다. 외삼촌과의 갈등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갔던 하란이 무대입니다. 야곱은 20년 피난살이를 마치고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와서 정착했습니다. 훗날 야곱과 그의 가족은 요셉이 있는 이집트로 피난 갑니다. 야곱 자신이 말하듯이 그의 삶이 험난한 것이 사실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이 사는 하란으로 피난 갈 때, 길에서 혼자 노숙하다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야곱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시며,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지내는 동안 벧엘의 하나님을 잊지 않았고,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을 야곱 자기 하나님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도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키셨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듯이, 야곱은 도망치듯이 외삼촌 집을 빠져나왔는데 하나님께서는 외삼촌과의 화해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외삼촌이 야곱을 잡으려고 쫓아 왔는데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서 야곱과 외삼촌의 아름다운 이별로 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야곱의 삶에 깊이 관여한 결과입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이 가나안 땅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입니다. 20년 동안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마음이 한없이 무겁습니다. 형 에서를 대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삼촌보다는 자기 목숨을 노리고 있던 형 에서가 훨씬 어려운 상대입니다.
야곱은 다시 하란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형 에서를 대면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야곱이 사람을 보내서 동정을 살핍니다. 형이 400명의 사병을 거느리고 야곱을 만나러 온답니다. 야곱은 에서의 분노가 풀리지 않았음을 직감했습니다. 선물을 갖고 형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형 에서와 대면할 계획을 세우고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형 에서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야곱이 가족들을 모두 강 건너로 보내고 자신은 얍복강 가에 혼자 남았습니다. 처음 하란에 갈 때 벧엘에서 돌 베개를 베고 자던 때보다 훨씬 외롭고 힘든 밤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야곱이 밤새도록 하나님과 씨름합니다. 야곱은 필사적으로 하나님과 싸웠고 야곱답게 결국 이깁니다. 이름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라는 뜻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대신 야곱은 둔부의 힘줄이 끊어지는 상처를 입었고 평생 다리를 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손길을 몸에 간직한 야곱은 기쁨이 넘쳤습니다. 벧엘의 밤에 이어서 얍복강의 밤은 야곱의 인생을 밝히고 인도하는 빛으로 변했습니다. -河-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11): 귀향/ 창세기 31장
야곱이 고향을 떠나서 외삼촌이 있는 하란으로 오는 길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돌베개를 베고 자고 있는데, 하늘 문이 열리고 사닥다리가 하늘과 땅으로 이어진 꿈을 꾼 것입니다. 벧엘의 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후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야곱이 어디로 가든지 함께 하시고, 결국에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창28:13-15)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20여 년을 지내는 동안 벧엘에서 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마음에 품고 버티며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열한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주셨습니다. 라헬과 레아 그리고 그들의 종을 통해서 얻은 자식들이니 야곱의 후손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는 하나님 약속이 성취될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셔서 그가 가는 곳마다 하는 일마다 복이 임했습니다. 외삼촌도 인정할 정도로 야곱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한 가지 하나님의 약속은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 외삼촌을 찾아가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외삼촌은 허락하지 않아서 6년을 더 외삼촌 집에 있었습니다.
야곱의 양 떼가 늘어나면서, 외삼촌의 아들들이 야곱을 시기합니다. 아버지 재산을 가로채서 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야곱이 그 이야기를 듣고 힘들어할 때 벧엘에서 만났던 하나님이 야곱을 찾아오셔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두 사건이 절묘하게 맞았습니다.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합니다.
야곱이 우선 레아와 라헬, 두 부인을 불러서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20년 동안 외삼촌은 열 번이나 품삯을 속이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외삼촌 집에 있으면 분쟁은 심해지고, 빈손으로 쫓겨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알립니다. 알고 보니 레아와 라헬도 아버지에게 쌓인 것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자기들의 지참금을 챙겨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곱 가족이 가나안을 향해서 길을 떠납니다.
야곱이 떠난 것을 뒤늦게 발견한 외삼촌이 형제들과 함께 야곱을 따라잡습니다. 야곱이 자기 가족의 신 드라빔을 훔쳐 갔다는 것입니다. 라헬이 훔쳤는데, 라헬이 아버지를 속이면서 위기를 넘깁니다. 마침내 야곱과 외삼촌 라반이 돌을 쌓고 서로 화해하고 언약을 맺습니다. 깔끔한 작별입니다.
창세기 본문은 하나님께서 벧엘의 약속을 모두 지키셨음을 강조합니다. 야곱에게 자녀들은 물론 많은 재산이 생겼습니다. 야곱이 하란에 있는 동안 늘 함께 하셨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야곱에게 하란에서의 20년이 힘겨운 나날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깊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河-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0): 생존/ 창세기 30장 25-43절
생존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는 속담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이 보다 맞는 말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뛴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하늘을 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정글과 같은 세상입니다. 거기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으니 늘 쫓기는 삶을 살기 십상입니다.
야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곱은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형 에서와 싸울 정도로 경쟁적인 인물입니다. 힘이 센 에서에게 밀려서 형 발뒤꿈치를 잡고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장자권에 대한 야곱의 집착은 그치지 않아서 결국 팥죽 한 그릇에 형으로부터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 이삭을 속이면서 축복도 가로챘습니다. 형 에서와의 경쟁에서 야곱은 승리했습니다.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이 있는 하란으로 잠시 몸을 피한 야곱은 외삼촌 라반과 경쟁합니다. 외삼촌은 큰딸 레아를 첫째 부인으로 줍니다. 야곱을 속인 것입니다. 그 결과 야곱은 14년 동안 외삼촌을 위해서 종으로 일하게 됩니다. 외삼촌이 야곱보다 한 수 위였습니다.
하나님은 그토록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야곱의 후손이 동서남북으로 흩어질 정도로 번성할 것이라는 벧엘의 약속을 지키십니다. 야곱에게 열한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생긴 것입니다. 레아와 라헬, 그들의 종 빌하와 실바가 경쟁하면서 낳은 자식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일하고 계셨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라헬에게서 요셉이 태어나자,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합니다. 어머니 리브가의 말대로 며칠만 몸을 피하려던 계획이 외삼촌의 작전에 휘말려서 14년으로 늘어났지만, 이제는 돌아갈 시간입니다. 레아와 라헬의 몸값도 14년의 노동으로 충분히 지불했습니다. 자식이 없는 부인은 여전히 친정아버지 라반의 소유일 수 있어서 조심했지만, 라헬이 요셉을 낳으면서 모든 것이 확보되었습니다.
외삼촌은 자식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야곱을 넌지시 붙잡습니다. 얼마든지 야곱이 원하는 품삯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외삼촌은 여전히 야곱을 품삯을 받는 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외삼촌 재산이 늘어났기에 야곱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계산입니다.
야곱은 품값 대신에 가축을 갖고 흥정합니다. 흰색 양은 외삼촌 것으로 하고 얼룩진 것들은 자기 것으로 하자는 거래입니다. 대부분의 양과 염소 등이 흰색이기에 외삼촌은 흔쾌히 야곱의 제안을 수락합니다. 당시 고용한 목자들에게 지불하는 20%의 품삯보다 훨씬 저렴해 보이는 제안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하시고 야곱이 꾀를 내서 가축을 치니 야곱의 재산만 늘어났습니다. 야곱이 외삼촌을 이기고 멋지게 살아남습니다. 어느 곳에 가든지 야곱과 함께 하시겠다는 벧엘에서의 하나님 약속이 성취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河-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9): 경쟁/ 창세기 30장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8): 레아 / 창세기 29장 31-35절
레아
야곱은 외삼촌 집에서 14년 동안 일해서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얻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라헬이었기에 레아와 라헬 중에서 라헬을 특별히 더 사랑했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가정에서 한 명의 부인이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나안에 있을 때, 아버지 이삭은 에서를 사랑하고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야곱의 가족 가운데 레아는 늘 소외된 인물입니다. 야곱의 마음은 언제나 라헬을 향했습니다. 레아의 삶이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아버지가 시켜서 야곱을 속이고 결혼했습니다. 레아의 의지와 상관없는 그 지방의 관습을 따른 결과였습니다. 눈이 연약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레아의 마음이 연약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고 보니 레아는 늘 주변인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라헬은 하나님이 돌보지 않으셔도 야곱의 사랑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레아를 향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과 마음은 외롭고 약한 사람을 향하심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런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의 태를 열어 주셨습니다. 레아가 임신해서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고 지었습니다. “보라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라헬은 아기를 낳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레아가 아들을 낳았으니 커다란 경사입니다. 야곱의 장남이 태어난 것입니다. 레아가 너무 기뻐서 이제는 자기 남편 야곱이 자신을 사랑할 것을 기대합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끝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여전히 라헬만 사랑합니다.
레아가 둘째를 낳고 이름을 시므온이라고 지었습니다. “들으심”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한탄을 들으시고 아들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셋째 아들을 낳고 이름을 레위라고 짓습니다. “연합함”이라는 뜻입니다. 야곱에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주었으니, 이제는 라헬을 떠나서 자기와 연합할 것으로 생각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넷째 아들을 낳고 이름을 유다라고 짓습니다. “찬송함”이라는 뜻입니다. 레아가 “내가 이제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야곱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니 남편 야곱의 사랑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는 고백으로 들립니다.
야곱이 무시한 레아를 하나님께서 돌보셨습니다. 그에게서 맏아들 르우벤은 물론 훗날 제사장 지파의 조상이 된 레위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최고의 왕 다윗의 조상이요 예수님의 조상인 유다가 태어났습니다. 나중에 레아는 잇사갈, 스불론까지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 여섯 명의 아들을 낳고 딸 디나까지 낳았습니다. 그래도 야곱은 레아를 무시한 것 같습니다. -河-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야곱 (7): 야곱의 결혼/ 창세기 29장 15-3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