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2)

얍복강

 

야곱에 관한 말씀은 야곱이 겪은 세 가지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야곱과 에서의 경쟁, 야곱과 외삼촌의 경쟁, 야곱 아들들의 경쟁.

 

야곱과 에서의 갈등은 가나안에서 시작했습니다. 외삼촌과의 갈등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갔던 하란이 무대입니다. 야곱은 20년 피난살이를 마치고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와서 정착했습니다. 훗날 야곱과 그의 가족은 요셉이 있는 이집트로 피난 갑니다. 야곱 자신이 말하듯이 그의 삶이 험난한 것이 사실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이 사는 하란으로 피난 갈 때, 길에서 혼자 노숙하다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야곱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시며,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지내는 동안 벧엘의 하나님을 잊지 않았고,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을 야곱 자기 하나님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도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키셨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듯이, 야곱은 도망치듯이 외삼촌 집을 빠져나왔는데 하나님께서는 외삼촌과의 화해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외삼촌이 야곱을 잡으려고 쫓아 왔는데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서 야곱과 외삼촌의 아름다운 이별로 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야곱의 삶에 깊이 관여한 결과입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이 가나안 땅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입니다. 20년 동안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마음이 한없이 무겁습니다. 형 에서를 대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삼촌보다는 자기 목숨을 노리고 있던 형 에서가 훨씬 어려운 상대입니다.

 

야곱은 다시 하란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형 에서를 대면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야곱이 사람을 보내서 동정을 살핍니다. 형이 400명의 사병을 거느리고 야곱을 만나러 온답니다. 야곱은 에서의 분노가 풀리지 않았음을 직감했습니다. 선물을 갖고 형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형 에서와 대면할 계획을 세우고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형 에서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야곱이 가족들을 모두 강 건너로 보내고 자신은 얍복강 가에 혼자 남았습니다. 처음 하란에 갈 때 벧엘에서 돌 베개를 베고 자던 때보다 훨씬 외롭고 힘든 밤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야곱이 밤새도록 하나님과 씨름합니다. 야곱은 필사적으로 하나님과 싸웠고 야곱답게 결국 이깁니다. 이름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라는 뜻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대신 야곱은 둔부의 힘줄이 끊어지는 상처를 입었고 평생 다리를 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손길을 몸에 간직한 야곱은 기쁨이 넘쳤습니다. 벧엘의 밤에 이어서 얍복강의 밤은 야곱의 인생을 밝히고 인도하는 빛으로 변했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