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스라엘에서 우기인 겨울과 봄에는 양들을 집 근처의 목초지에서 목양하였답니다. 그때는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리는 계절이기에 조금만 나가도 푸른 초장이 있었고 쉴만한 물가가 있어서 목자들은 양들을 그리고 인도했습니다. 하지만 건기가 시작되는 여름과 가을철에는 양들을 이끌고 고산지대를 다녀야 했습니다.
양무리를 이끌고 산악지대를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양들에게는 산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면서 골짜기를 지나는 것이 더 힘들고 위험했습니다. 갑자기 돌풍이 불기도 하고, 짐승들도 출몰했습니다. 무엇보다 동작이 둔하고 멀리 보지 못하는 양들이 골짜기를 내려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목자의 인도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길을 가는 양들은 목숨을 잃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목자는 자신의 양을 한 마리 한 마리 세심하게 보호하고 돌봐야했습니다.
원래 목동이었던 다윗은 이러한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시편 23편 4절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다윗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인생 가운데서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사울왕에게 쫓겨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습니다. 신하의 아내인 밧세바를 범한 순간도 영적으로 그에게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였습니다. 아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켜서 밤중에 도주할 때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났습니다. 다윗은 그때마다 자신이 양과 함께 거닐었던 골짜기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양들을 보호해 주었던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간구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결국 시편 23편 4절에서“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 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는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편 23편 4절 말씀의 다윗처럼 우리들 역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 때가 있습니다. 질병으로, 삶의 환난으로, 자신과 씨름을 하면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 때에도 곁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또한 죽을 정도로 위태롭고 힘겨운 순간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을 경험해야 합니다.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는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는 통로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지만 매일같이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만을 다닐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곳은 종전에 설교했듯이 우리가 가게 될 천국입니다. 아니면 이 세상에서 잠깐씩 맛보는 세상 속의 천국이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거룩한 쉼의 시간입니다. 교회에 와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과 만나는 큐티시간이 바로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 역시 타락한 세상 속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거닐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때에 다윗처럼 하나님의 함께 하심과 위로하심을 느낄 수 있다면 그곳이 도리어 은혜의 자리로 변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처럼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할렐루야!-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