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수감사 주일입니다. 추수감사 주일은 1620년 12월 102명의 청교도가 메이플라워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해서 혹독한 겨울과 일 년 동안의 적응기간을 보낸 후에 첫 번째 추수를 한 것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축제를 벌인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에 왔지만, 추위와 풍토병으로 절반에 가까운 동지들을 잃었습니다. 그나마 이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인디언 추장 마싸소이트와 영어를 할 줄 알았던 스콴토가 집을 짓고 사냥을 하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청교도들은 첫 번째 추수감사절에 인디언들을 초청해서 함께 감사의 잔치를 했습니다.
이처럼 추수감사절 정신속에는 참된 신앙을 찾아서 대서양을 건넌 청교도들의 신앙과 열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들은 신대륙에 도착하자마자 혹독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에 왔지만 그들 앞에 닥친 것은 가족과 신앙의 동지들을 잃는 아픔과 고통이었습니다. 이들은 꿋꿋하게 견뎠습니다. 돕는 손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추수감사절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올 한 해 우리의 삶을 돌아봅니다. 신앙 가운데 힘차게 한 해를 시작했지만 지난 열한 달의 여정이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고, 몸과 마음이 힘든 말 그대로 순례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인생길을 걸어가는 데 도움을 준 손길들과 함께 길을 걷는 동지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생면부지의 인디언들이 청교도들을 도왔듯이 예상하지 않은 도움의 손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서 일하심을 몸소 경험한 것입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준 가족들과 참빛 식구들과 신앙의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추수감사절은 하나님 앞에서 한 해의 삶을 돌아보고 하나님께는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이웃들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절기입니다. 마음이 푸근해지고 우리가 여전히 살맛 사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6장에는 마음이 굳어진 사람들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인간적인 면만 보면서 배척했습니다.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예레미야 선지자의 말이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6장 중간에는 세례요한의 죽음이 나옵니다.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옳은 소리를 한 세례요한을 죽게 한 헤로디아는 안하무인입니다. 마음이 완악합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이 먹는 기적을 경험한 제자들은 갈릴리 바다에 폭풍이 불어닥치자 두려움에 떱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해서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시고 바람을 잔잔하게 하십니다. 이것을 두고 마가는 제자들의 마음이 굳어져서 두려워했다고 일러줍니다.
행여나 우리 안에도 굳은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새 영으로 부드럽게 되길 원합니다(겔36:26). 굳은 마음이 있으면 감사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이웃들의 사랑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이 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