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6 : 대강절에

올 해가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달력이 한 장 남을 때마다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지나 온 한 해를 생각하면서 아쉬움에 젖기도 하고, 또 감사한 마음을 갖게되고, 동시에 남은 한 달을 잘 지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12월은 어느 달 보다 빨리 지나갈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한 해를 마무리하길 원합니다.
12개월로 구성된 달력 외에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부활과 성령 강림으로 이루어진 교회력을 갖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서 주일에 모여서 예배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모든 신앙의 근거를 부활에 두었고,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서 살려는 신앙 전통이 생겼습니다. 그러한 시도는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공인한 4세기 경부터 예수님의 생애에 맞춘 교회력으로 발전했습니다.
교회력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는 대강절(advent)로 시작해서, 성탄절과 예수님의 공생애를 기념하는 주현절(epiphany), 사순절(lent)과 부활절을 정점으로 오순절 성령강림절로 마무리됩니다. 일년 가운데 절반을 성령강림절 주간으로 지키는데, 강단 색깔이 초록색이듯이 성령의 도우심 가운데 신앙이 자라가는 기간입니다. 오늘은 대강절 첫 번째 주일입니다. 대강절 (혹은 대림절)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 4주 전부터 시작됩니다. 강단보는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는 보라색입니다. 강단에 촛불을 하나씩 켜가면서 대강절을 맞습니다. 우리 교회 강단에는 촛대가 없으니 온 교회가 마음 속에 촛불을 하나씩 켜 놓으면서 대강절 4주간을 보내기 원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12월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보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십니다. 마지막 때에, 선과 악을 심판하시고 온 세상에 생명을 주시는 만왕의 왕께서 오십니다. 베들레헴 마굿간에서 태어나심은 모든 사람들을 품어주시고 구원하기 위함입니다. 어둔 세상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매 주일 마음 속에 촛불을 하나씩 켜면서 빛되신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이처럼 대강절은 기대와 소망의 절기입니다. 몸과 마음이 바쁜 연말이지만 아기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뜻깊게 대강절을 지내기 원합니다.
오늘 본문인 마가복음 7장은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과 논쟁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예수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과 행동을 일일히 트집잡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지혜롭게 이들을 물리치십니다. 그 다음에는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는 수로보니게 출신의 여인이 나옵니다. 예수님을 대적하던 바리새인들과 달리 수로보니게 여인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녀에게는 귀신들린 어린 딸이 있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 앞에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먹는 개가 되어도 괜찮다고 하면서 예수님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여인의 겸손한 마음과 믿음이 딸을 고쳤습니다. 메시아를 기다리던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거부했지만, 수로보니게 여인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녀에게 예수님을 향한 참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