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십자가 (4)

승리의 십자가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부활의 능력과 기쁨 속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함께 모여서 예배할 수 없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부활절을 보내는 것도 색다른 경험입니다.

 

우리는 지난 3주 동안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를 우리도 지고 가는 것이 마땅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 자신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세상을 향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 각자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있습니다. 불만과 불평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은 점점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와 기쁨으로 주어진 십자가를 거뜬히 지고 가기 원합니다.

 

가로목과 세로목으로 된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했습니다. 세로목은 중심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리킨다고 했습니다. 세로목만 굳게 세워진다면 십자가가 아닙니다. 세로목에 가로목이 올려질 때 비로소 십자가가 되는데, 가로목은 이웃사랑을 가리킬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로목과 세로목이 만나는 곳에 달리셔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까지 풀어내시고 화목하게 하셨습니다. 십자가에 깃든 화목의 은혜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이유가 없었습니다. 죄가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죄인의 자리에 내려오셔서 우리 대신 죄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가 “의”가 되었습니다.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구약의 모든 제사를 폐하고 단번에 영원한 효력을 성취하신 대속의 은혜였습니다.

 

고난 주간을 맞아서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기 원했습니다. 가로목과 세로목이 만나는 그곳에 우리 자신을 올려놓고 우리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기로 작정했습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세상도 십자가 위에 올려놓고 주님의 긍휼을 구했습니다. 우리가 치러야 할 값을 대신 치르신 예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우리도 기쁜 마음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인류를 괴롭히는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셨습니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15:55). 사망이 쏘는 죄도, 죄가 가져오는 죽음도 예수님께서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 극복하셨습니다. 스웨덴의 신학자 구스타브 아울렌의 말대로 십자가는 악한 세력을 물리친 승리의 상징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는 세상이 생각하던 저주 또는 죽음이 아니라 부활과 생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죽음은 사라지고 영원한 생명이 임했다는 승리의 선포입니다. 부활을 맞는 참빛 식구들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승리가 실제로 임하길 간절히 바랍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