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팬데믹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밖에 나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마스크 없이는 공공건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팬데믹 전, 특히 미국에서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반가운 분들을 만나도 악수할 수 없습니다.
악수는 커녕 6피트 거리를 두고 얘기해야 합니다.
자칫 마음의 거리까지 멀어질까 염려됩니다.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교회에서 예배로 모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도 대면예배 대신
영상으로 예배한 지 7개월이 넘었습니다.
팬데믹 전에는
주일에 교회에 와서 예배하는 것을
신앙생활의 필수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보수적인 교회나 그리스도인들은
주일성수를 목숨처럼 중요시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길게는 수천 년 이어오던 주일 예배 개념을
단숨에 바꿔 놓았습니다.
이제는 유튜브 또는 zoom으로 드리는
예배와 모임이 일상화되었고
이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2.
팬데믹과 동시에
신앙생활의 모습이 바뀌다 보니
개인과 가정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그동안 주일 예배 참석에
신앙생활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이제는 교회에 오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신앙을 관리하고, 세워가야 합니다.
더불어 함께 묻어가던 신앙에서
흩어진 자리에서 스스로 홀로서기를 시도해야 합니다.
쉽지 않지만, 그동안 안일했던 신앙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됩니다.
대신, 신앙의 홀로서기에 실패한다면
그동안 세워놓은 신앙의 집이 흔들흔들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가정의 역할도 중요해졌습니다.
2500여년 동안 각지에 흩어졌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가정교육을 통해서 자신들의 신앙을 유지했듯이
우리도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에 힘을 써야 할 때가 왔습니다.
3.
하나님께서 세상의 역사를 주관하심을 믿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도 믿습니다.
따라서 하나님 백성들은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일을 쉬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속에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입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자신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역사를 설계하며
하나님께서 주도하시는 회복을 꿈꾸었 듯이
우리도 팬데믹으로 집에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과거에 당연하게 여겼던 신앙을 되짚어 보고,
진정한 신앙,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기 원합니다.
팬데믹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답답함에 손발이 꽁꽁 묶인 듯 하지만,
팬데믹이 깨우치는 교훈과 팬데믹 기간에만 누리는 선물을 통해서
우리 신앙이 더 깊어지고, 어디에 있든지 흔들리지 않는
홀로서기 신앙을 갖추기 원합니다.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창32:24)
And Jacob was left alone.
And a man wrestled with him until the breaking of the day. (Gen 32:24)
하나님,
어떤 상황 속에서도
홀로 설 수 있는 믿음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0. 10. 22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