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을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 비유하곤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망망대해와 같습니다. 그곳에 우리 개인의 인생은 작은 조각배에 불과할 것입니다. 아무리 배가 작아도 바다가 고요하면 어려움 없이 항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다에서는 늘 크고 작은 풍랑이 닥쳐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네 인생길에도 풍랑이 쉬지 않고 불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인생을 바닷길에 비유하는 것은 아주 적합해 보입니다.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갖고 5천명을 먹이는 기적을 베푸시는 것을 본 사람들은 예수님을 임금으로 삼으려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사람들을 피해서 한적한 산에 가셔서 기도하십니다. 요한복음에는 없지만 병행본문인 마태복음 14장 22절에 의하면 많은 무리들이 몰려오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먼저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자신만 남아서 무리들을 모두 돌려보내십니다. 그리고 산에 올라가셔서 홀로 기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넙니다. 갈릴리 바다는 해저 680피트가 되는 호수로 종종 호수가 뒤엎이는 것 같은 풍랑이 일곤 했답니다.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널 때 이미 날이 어두웠습니다. 거기에 풍랑까지 일어서 제자들이 탄 배는 밤새도록 호수 가운데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마태복음 14장 25절의 밤 사경은 우리 시간으로 새벽 3시에서 6시에 해당합니다. 제자들은 두려웠습니다. 그들이 탄 나무로 만든 배는 이미 방향을 잃고 통제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예수님은 산에서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시는 능력을 가진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탄 배가 풍랑을 맞은 것을 알고 계셨을 겁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먼저 기도하시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가장 우선시하셨습니다. 물론 풍랑을 맞은 제자들이 담대하게 믿음으로 이길 수 있기를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그 다음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 오셨습니다.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마태복음에서는 제자들이“유령”이라고 했다고 전합니다. 예수님인 것을 알아본 베드로가 바다에 뛰어들어서 실제로 예수님처럼 물위를 걷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물을 내려다보는 순간 베드로는 바다 속에 빠집니다. 요한복음에는 이런 모든 사건들이 생략된 채, 예수님께서 배를 향해서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제자들이 두려워했다고 전합니다. 풍랑으로 혼비백산했던 제자들은 예수님마저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제자들을 찾아 오셨고,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내니 두려워말라.”그때에 비로소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안전하게 호수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실 만큼 능력이 있으신 예수님께서 풍랑까지 잔잔케하셨다는 사실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보여주는 표적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 풍랑을 맞은 제자들의 모습은 인생길 한 가운데서 어려움을 당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예수님을 믿어도 밀려오는 두려움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를 찾아 오셔서 안심시키시는 예수님이십니다.:“내니 두려워 말라!” 예수님은 절대로 우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결국에는 안전한 포구로 인도해 주십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