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영웅 6: 사마리아 여인

성경이 쓰일 당시는 남녀의 구별이 뚜렷한 시대였습니다. 여성에 대한 지위는 높지 않았고 때때로 남성들의 소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는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도리어 여성들이 하나님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숨은 영웅도 여성입니다. 지난주에 살펴보았던 룻이 모압 여인이었듯이, 오늘 살펴볼 여성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매우 꺼리던 사마리아 출신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예루살렘과 북쪽 갈릴리 지역을 유대라고 했고, 예루살렘과 갈릴리 중간에 있는 지역을 사마리아라고 불렀습니다. 사마리아는 옛날 북이스라엘의 수도였습니다. 주전 722년에 당시의 대국 앗시리아에 의해서 북이스라엘이 무너집니다. 앗시리아는 사마리아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외국인들을 이주시켰습니다. 이때부터 사마리아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주민들과 하나님을 믿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섞여 살게 됩니다.

 

이것을 본 남쪽 예루살렘에서는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나님 백성의 혈통을 지키지 않았다고 무시했습니다. 사마리아 역시 이에 질세라 자기 나름대로 그림신산에서 제사를 드리고, 모세 오경을 사마리아 오경이라고 부르고, 자신들이야말로 정통 야곱의 후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유대사람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의 갈등은 700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  유대사람들은 사마리아 땅을 지나지 않으려고 동쪽 광야로 우회해서 갈릴리를 오가곤 했습니다.

 

이처럼 같은 민족이면서도 유대와 사마리아가 서로 미워하고 갈등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수가라는 동네에 들어가셨습니다. 유대 출신이신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땅에 가신 것 자체가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그때 한 여인이 수가성 우물가에 물을 길러 왔습니다. 남들이 쉬고 있던 정오에 물을 길러 온 것을 보면 보통 여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물 좀 달라”고 말을 건네십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유대 출신 예수님께서 말을 붙이신 것에 기분이 상해서 시큰둥하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으로 하여금 차근차근 자신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신앙의 고민까지 고백하게 하십니다.

 

알고 보니 여인에게는 남편이 다섯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의 발길이 뜸한 정오에 우물가에 물을 길러 온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는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시겠다는 말에 마음을 열게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여인은 그 정도로 사람들의 눈총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여인은 진정한 예배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밝히십니다. 그러자 여인은 물동이도 우물가에 둔 채 마을로 들어가서 자신이 메시아를 보았다고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메시아 예수님을 만나니 순식간에 상처가 회복되고,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동네 사람들도 여인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모시고 다 함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을 믿음으로 수백 년간 닫혀있던 사마리아에 복음의 문이 열렸고, 민족의 갈등이 치유되는 하나님 나라가 임했습니다. 이처럼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었습니다. 자신에게 임한 복음을 전함으로 온 동네가 예수님을 세상의 구주라고 고백하는 데 쓰임 받는 숨은 영웅이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