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여를 방학 동안
기혼 그룹이 가족 여행을 가는 것을 보면서
예전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가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여름 방학이 되면
제가 살던 인디애나 블루밍턴에서 가장 가까운
켄터키 루이빌에 있는 놀이 공원에 갔었습니다.
아이들은 전날부터 설레어서 잠을 설치고
아내는 새벽부터 도시락을 준비해서
두 시간 정도 자동차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놀이공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가능한 한 일찍 떠나야 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무엇보다 롤러코스터였습니다.
루이빌에 있는 놀이 공원의 롤러코스터는
완전히 나무로만 얼기설기 빽빽하게 만든 것입니다.
처음에 롤러코스터가 올라갈 때는 삐그덕 소리가 나는 듯하지만
50마일 이상의 속도로 오르락내리락 달리는 방식입니다.
20여 년 전이니
그때는 저희도 아이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즐기곤 했는데
아이들은 두 손을 놓고 마음껏 즐기지만
저희는 앞에 있는 손잡이를 생명줄처럼 꼭 잡고 타야 했습니다.
불과 몇 분이 안 되는데도 내리면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길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곤 합니다.
언덕배기를 오를 때는 천천히 힘겹게 오릅니다.
그러다가 내리막을 만나면 최고의 속도로 쏜살같이 내려갑니다.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몇 번 하고 나면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합니다.
때로는 우리 신앙도 롤러코스터와 같을 때가 있습니다.
한창 좋을 때는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하나님 한 분으로 만족합니다.
입술에 찬양과 감사를 달고 살고, 오랫동안 기도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실제로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 은혜, 평안에 잠겨 삽니다.
그런데 어느 한순간에 그 좋던 신앙이 사라지고 골짜기를 헤매곤 합니다.
기도와 말씀은 물론이고 교회 생활도 진부하게 느껴지고
심하면 하나님에 대한 회의까지 찾아옵니다.
그렇게 계속 골짜기를 헤맬 것 같지만,
어느 한순간의 말씀, 깨달음, 회개, 결심으로 다시 오르막을 탑니다.
이렇게 우리는 롤러코스터 인생, 롤러코스터 신앙의 길을 갑니다.
3.
이 모든 것이 정상입니다.
평탄한 길만 걸어가는 경우는 매우 특별하거나
롤러코스터 인생을 느끼지 못하는 착각일 것입니다.
어제 수요예배에서 살펴본 다윗을 보아도 인생길이 만만치 않음을 발견합니다.
자칫 이스라엘과 싸울 뻔했는데, 블레셋 장군들의 만류로 중간에 가족들이 있는
시글락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살려주신 겁니다.
사흘 길을 오면서 다윗은 찬송이 절로 나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있는 시글락에 와보니
그 사이 아말렉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다윗의 두 아내를 비롯한 아낙네들을 포로로 잡아가고 마을은 초토화되었습니다.
다윗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서럽게 울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윗을 탓하면서 돌로 치려고 덤볐습니다.
그때 다윗이 하나님을 찾습니다.
롤러코스터 손잡이를 잡듯이 하나님을 꼭 붙들고 일을 처리해 갑니다.
하나님 명령대로 아말렉을 쳐서 잡혀간 사람들을 데려오고
많은 전리품을 갖고 옵니다.
모든 일을 끝낸 다윗은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것처럼 어질어질했을 것입니다.
인생길이 롤러코스터처럼 느껴질 때,
하나님을 꼭 붙들고
힘과 용기를 잃지 않고
끝까지 완주해야겠습니다.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삼상 30:6)
하나님,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꼭 붙잡고 하루를 살기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1. 9. 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