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복음

좋은 아침입니다.

 

1.
주일예배에서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가난한 대장장이집 아들로 태어난 존 번연은
예수님을 믿고 침례교 목사가 되면서
영국 국교회의 핍박을 받고 두 번이나 12년 가까이 감옥살이했습니다.

 

천로역정은 존 번연이
감옥에서 쓴 우의소설(Allegorical novel)입니다.

 

알레고리라는 표현대로
천로역정의 등장인물과 장소는 각각의 뜻이 있습니다.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 이름 자체가
그가 걷는 순례길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길임을 암시합니다.

 

앞으로 두 달여
우리 모두 가야 할 신앙의 순례길을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과 함께 걷기 원합니다.

 

2.
지난주에 살펴본
천로역정 속 해석자(interpreter)의 집에는
먼지가 가득 쌓인 넓은 객실이 있었습니다.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하인이 빗자루로 방을 쓸기 시작합니다.
쌓여 있던 먼지가 모두 날려서 방이 뿌옇게 변했습니다.
먼지가 이렇게 많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다른 하인이 와서 물을 뿌립니다.
먼지가 잦아들고
그다음에는 깨끗하게 객실을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해석자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이 객실은 복음의 달콤한 은혜로 성화된 일이 한 번도 없는 인간의 마음입니다.
먼지는 인간의 원죄를 의미하며 또 모든 인간을 이렇게 만드는 내면의 부패를 의미합니다.
처음 이 방을 쓸기 시작한 사람은 율법(Law)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물을 뿌려 준 사람은 복음(Gospel)입니다.”

 

3.
사도 바울의 가르침대로
율법은 우리에게 죄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 실체를 보고 깨닫게 합니다.

 

먼지가 바닥에 쌓여 있을 때는 무심코 넘겼지만,
빗자루로 쓸기 시작하니
집안을 가득 채운 먼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삶을 깨끗하게 하고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존재로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천로역정에서 주인공 크리스천이 어깨에 지고 있는 짐도
행위와 공적으로 의롭게 되고 싶어하는 율법의 짐이었습니다.
그것을 십자가 앞에서 내려놓습니다.
율법을 넘어서 복음 속으로 들어갑니다.
얼마나 기쁘고 개운해하든지요!

 

4.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은
해석자의 설명을 통해서
율법과 복음의 차이를 명확히 배웠습니다.

 

신앙의 길을 가면서
우리가 믿는 것, 행하는 것, 또한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
분명히 이해하고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크리스천이 십자가 앞에서 무거운 짐을 벗듯이
십자가의 은혜를 체험하고 그 힘으로 세상을 사는 데까지 나가야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신앙에 가닥이 잡히고
실제로 복음의 은혜와 능력을 경험하기 원합니다.

 

보라 지금은 은혜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고후 6:2)

 

하나님,
주님의 은혜 속에 깊이 잠기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 목사 드림.
(2023. 1.19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