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진리로 (1)
사마리아 수가성 우물가에서 쉬고 계시던 예수님과 한낮에 물을 길으러 온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향해서 먼저 “물을 좀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어찌하여 유대인 남성인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성인 자기에게 물을 달라고 하느냐고 쏘아붙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았다면, 물을 주는 것은 물론 예수님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구했을 것이라고 대화를 이어 가셨습니다. 구원을 뜻하는 “하나님의 선물”도 소개하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의 말씀에 반응합니다. 물을 길을 도구가 없는데 자기에게 물을 줄 수 있냐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여인의 말이 맞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상식을 뛰어넘는 복음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물은 우물에 물을 길으러 올 필요도 없고, 다시 물을 마실 필요도 없는 생수입니다. 안에서 샘솟는 영원한 샘물입니다. 여인이 깜짝 놀라서 그런 물을 달라고 달려듭니다. 드디어 여인의 마음이 많이 열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엉뚱한 말씀을 하십니다:“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4:16). 뜬금없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인이 솔직히 자기 사정을 예수님께 밝힙니다. 자신에게는 남편이 없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남편이 다섯 명이 있었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도 남편이 아님을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의 삶 한가운데로 깊이 들어가신 것입니다. 여인의 실존을 건드리셨습니다.
복음은 피상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복음은 우리 존재 가장 깊은 곳에 침투해서 그곳부터 변화를 일으키고 존재 전체를 뒤흔드는 힘입니다. 여인이 예수님을 향해서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4:19)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이 단순한 유대 남성이 아니심을 직감했고 인정했습니다.
이번에는 사마리아 여성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의 조상은 이 산(그림신 산)에서 예배하는 것이 옳다고 했는데,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니 어떤 것이 맞느냐는 신앙적인 질문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신앙에 대해서 깊은 조예를 갖고 있습니다. 신앙을 놓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알려주십니다. 성령 안에서 진실하게 하나님을 찾는다면 어디서 예배하든지 하나님 앞에서 진정한 예배가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장소나 출신성분이 아니라 하나님을 찾고 예배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드디어 여인의 입에서 메시아(그리스도)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4:26). 여인이 메시아 예수님을 만났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