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3주 동안 예수님의 손과 발 가운데, 예수님의 손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 복음서에는 예수님의 손길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말씀으로 하실 수 있었지만, 특별히 만지고 접촉하시면서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으시고 세상의 어두운 세력을 몰아내셨습니다.
예수님의 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년 공생애 동안 예수님은 팔레스타인 지역은 물론 갈릴리 호수 건너편과 갈릴리 북쪽 두로와 시돈까지 두루 다니셨습니다. 유대인들이 꺼리던 사마리아 지역도 지나가셨고, 수가성 여인에게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3년 공생애 가운데 대부분은 갈릴리 지역을 두루 다니시면서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요한복음에 의하면 매년 예루살렘에 올라가셨고, 마지막 십자가에 죽으시기 직전에는 예루살렘에서 일주일 정도 머무셨습니다.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시는 것 외에는 모두 걸어서 다니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대로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발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발길 가운데 오늘은 특별히 여리고 세무서장 삭개오에 대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삭개오에 관한 말씀은 누가복음에서 갈릴리를 떠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여정을 기록한 여행 보도(누가복음 9-19장) 마지막에 있습니다. 여리고는 예루살렘에서 20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예루살렘으로 들어오는 상인들의 길목이었습니다.
삭개오는 여리고 세무서장이었습니다. 재정적으로 전혀 어려움이 없었을 것입니다. 사회적인 명예도 얻었지만, 사람들은 뒤에서 로마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삭개오를 비난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삭개오는 키가 작았습니다.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삭개오는 마음에 상처를 갖고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여리고에 오신다는 소식을 들은 삭개오는 예수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키가 하도 작아서 군중들 틈으로 예수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삭개오는 길가에 있는 뽕나무에 올라가서 예수님의 일행을 기다렸습니다. 늘 그랬듯이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찾는 삭개오를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삭개오 앞에 멈추신 예수님께서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5절)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삭개오의 집에 들어가셔서 하루를 머무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죄인의 집에 들어가셨다고 수군거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자기를 찾는 모든 사람의 집에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발길로 경계를 허무시고, 생명의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발길이 머무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샬롬)가 임했습니다. 오늘은 여리고 세무서장 삭개오가 예수님의 샬롬을 경험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