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는…

2023년 새해 첫날입니다. 올해는 계묘년(癸卯年) 토끼해입니다. 토끼는 영민하고 꾀가 많은 동물이랍니다. 동시에 겁이 많고 소심하다고 합니다. 재빠른 토끼의 장점은 살리고 소심하고 겁 많은 모습은 믿음으로 극복하면서 올 한 해도 멋지게 시작합시다.

 

올해 우리 교회 표어는 <푯대를 향하여>입니다. 여기서 푯대는 우리의 주인이요 왕 되신 예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소명이 곧 푯대입니다.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르시고 준비하신 상입니다. 신앙적으로 예수님을 닮는 것이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상이 우리의 푯대입니다. 우리 각자 한 해의 목표도 푯대일 수 있습니다. 끝까지 달려가야 할 말 그대로 푯대입니다.

 

2023년에 교회가 촛점을 맞추는 사역이 있습니다. 첫째는 예배입니다. 모임이 많지 않은 우리 교회에서 예배는 매우 중요합니다. 단지 말씀뿐만 아니라 예배의 시작과 마무리, 친교까지 우리 교회를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우리 모두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우리 예배 속에 주기도문이 빠져 있어서 결단의 찬송을 주기도문 송으로 정했습니다.

 

둘째는 기도입니다. 이번 주부터 토요일마다 아침 기도회(6시30분)가 시작됩니다. Zoom을 통해서도 전송하겠습니다. 우리 교회의 기도 시간이 늘 부족합니다. 밤 10시 교회를 위한 기도,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삶의 기도와 골방 기도가 튼튼해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셋째는 교육입니다. 교회가 감당할 부분을 충실히 감당하도록 주일학교 교육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5주 단위로 주일 오후와 금요일 온라인에서 성경 공부가 시작됩니다. 소그룹 사역이 주춤한 가운데, 성경 공부 모임을 소그룹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자원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소그룹을 구성하고, 나머지 분들에게도 한 달 또는 두 달 단위로 돌아가면서 소그룹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넷째는 구제와 선교입니다. 작년에 임원들과 성도님들의 추천을 받아서 여덟 개 단체 또는 선교지 그리고 장학금을 지원했고, 연말에는 만 불을 구제와 선교비로 따로 떼어놓았습니다.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소년/소녀돕기는 교회 재정에 포함해서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의 구제와 선교 사역에 기도와 지혜로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그 밖에도 점심 친교에 자원하는 손길을 계속 기다립니다. 여선교회와 남선 교회의 사역은 교회가 지원하고 따로 회비를 수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봄에는 야외예배를 계획 중입니다. 올 한 해 교회 사역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참빛 식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손길을 기대하면서 힘차게 한 해를 시작합시다.-河-

최고의 선물

메리 크리스마스! 2천여년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고 기억하는 성탄절입니다.

 

물론 12월 25일이 예수님의 진짜 생일은 아닙니다.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서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한 날부터 계산해서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지켰다는 교회의 전통이 있지만, 성탄절을 공식적으로 제정한 것은 로마 주교 율리오 1세였습니다. 주후 350년 이교도들이 섬기는 태양신의 축제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생일로 바꾼 것입니다. 당시에는 12월 25일을 일 년 중 가장 밤이 긴 동지(冬至)로 보았고, 낮이 길어지는 것을 보면서 빛이 어둠을 이기는 날이라고 생각했으니,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생일로 적합하다고 여긴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헤롯이 유대 땅을 다스리고 있을 때, 동방에서 박사들(magi)이 별을 보고 찾아와서 예수님께 경배하고 세 가지 선물을 드린 말씀입니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은 그들이 바친 선물의 숫자에 기초한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을 연구하고 왕을 보좌하는 고위 관리들이었고, 900여마일 떨어진 페르시아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적어도 두세 달 정도 걸려서 베들레헴에 도착했다면 여러 명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동방박사들은 헤롯 왕을 먼저 찾아갔습니다. 동방박사들이 헤롯에게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2절)고 묻습니다. 가뜩이나 성격이 괴팍한 헤롯은 무척 당황하고 분노했을 것입니다. 나중에 헤롯은 두 살 이하의 모든 남자 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큰 별이 베들레헴 아기가 있는 곳에 멈추었습니다. 집에 들어가 보니 아기와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수님께 절하며 경배하고, 자기들이 준비해온 황금, 유향, 몰약을 예수님께 드립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웃의 왕을 찾아갈 때는 정성스럽고 귀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예의였습니다(예: 솔로몬을 찾아온 시바여왕, 왕상10:2).

 

초대교부 이레니우스는 황금은 예수님의 왕권, 유향은 신성, 몰약은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장례를 위해서 가져왔듯이(요19:37)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한다고 보았습니다. 황금은 변하지 않는 가장 귀한 보석입니다. 유향은 아라비아 산으로 매우 비싼 향품입니다. 몰약은 장례용 외에도 페르시아 왕궁의 에스더가 사용했을 정도로 고급 화장품으로 쓰였습니다(스2:12).

 

구약성경에서 발람이라는 이방 선지자가 다윗의 왕권과 야곱의 후손 가운데 “한 별”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했는데, 동방 박사들이 본 큰 별과 이들이 왕에게 드릴 선물을 준비한 것이 연결됩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유대인의 왕으로 온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로 오셨습니다. 성탄의 기쁜 소식이 우리 마음 깊이 자리잡고 울려 퍼지길 바랍니다.-河-

주의 얼굴빛을 비추사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넷째 주일 성서 일과(lectionary) 본문 가운데 시편 80편 말씀을 함께 나눕니다.
시편 80편은 북쪽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무너지고 남유다 역시 앗시리아의 위협을 받고 있던 시절에 기록되었습니다. 물론 오늘 시편 본문은 그 이후에도 여러 편집자의 손을 거쳐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을 것입니다.

 

시편 80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각 부분은 “주의 얼굴의 광채를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3절, 7절, 19절)라는 후렴구로 끝납니다. 첫 번째는 요셉과 그의 동생 베냐민, 요셉의 두 아들인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언급하는 1-3절입니다. 요셉과 그의 아들은 북이스라엘을 대표합니다. 그런 점에서 시편 80편은 앗시리아에 멸망한 북이스라엘에 대한 말씀입니다.

 

요셉을 양 떼처럼 인도하시는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신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귀를 기울이소서”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귓전에 대고 기도하겠다는 친숙한 표현입니다. 그룹 위에 좌정하신 위엄 있는 하나님의 모습과 목자라는 친숙한 표현이 대조를 이룹니다. 보좌 위에 계신 하나님과 양을 인도하는 목자 같은 친밀한 하나님의 도움을 두루 구하는 것입니다. 주의 얼굴 빛을 비춰달라는 반복되는 후렴구는 주의 은혜를 구하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 부분(4-7절)은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에 닥친 어려움입니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기도에 진실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처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도를 이용했습니다. 거짓되고 위선적인 백성들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고통과 슬픔이 백성들에게 찾아왔고, 이웃 백성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서 거짓된 길을 걸은 결과입니다. 이처럼 시편 기자는 민족이 당한 고통 속에서 주의 도우심과 회복을 구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8-19절)는 이스라엘을 포도나무에 비유합니다. 하나님께서 포도나무 한 그루를 이집트에서 갖다가 가나안 땅에 심으셨습니다. 포도나무는 아주 번성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담을 헐어 버리시니 멧돼지 같은 부정한 들짐승이 포도원을 망가뜨렸습니다.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이 멧돼지와 같은 앗시리아 제국에 무너진 것을 비유로 설명한 것입니다. 포도나무를 다시 돌봐주시길 간청합니다. 주의 오른쪽에 있는 인자에게 손을 얹으시고 주의 구원을 다시 회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이처럼 시편 80편은 민족 전체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슬픔과 고난 가운데 있는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회복하시길 간청하고 있습니다. 하나님만이 소망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河-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셋째 주일 성서 일과(lectionary) 본문 가운데 이사야서 말씀을 함께 나눕니다.

 

이사야서 35장은 바로 앞에 위치한 34장과 함께 이사야서 전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사야서의 전반부인 1-33장을 요약한 것이 34장이라면, 후반부 40-66장을 미리 내다보며 앞길을 제시한 말씀이 35장이기 때문입니다. 36-39장은 열왕기서(왕상 18-20장)에도 등장하는 본문으로 이사야의 예언이라기 보다는 첨가된 말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사야서 34장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을 과시하는 이방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하나님의 원래 의도는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떠난 열국은 심판의 대상입니다. 그들이 이스라엘을 진멸하고 살육했듯이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대신해서 보복하실 것입니다. 비옥했던 땅이 황무지로 변할 것입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해서 자랑하던 세상이 모두 무너지고, 승냥이와 타조와 같은 들짐승들이 세상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 없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이사야서 35장은 34장의 심판에 이은 회복의 약속입니다. 땅이 회복합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고 사막에 백합화가 펴서 즐거워합니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보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세상 제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모두 진멸하셨으니 약한 손을 강하게 하고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면서 일어서야 합니다. “굳세어라. 두려워 말라. 보라 너희 하나님이 오사 보복하시며 갚아 주실 것이라. 하나님이 오사 너희를 구하시리라” (4절)고 확신을 갖고 강력하게 선포할 시간입니다.

 

5-10절은 회복된 하나님 나라의 완벽한 모습입니다. 보지 못하는 사람이 보게 되고 듣지 못하는 귀가 열릴 것입니다. 눈을 뜨게 하시고 보게 하신 예수님의 사역과 맞물립니다. 예수님께서 지체 장애자들을 걷게 하셨고 언어 장애자의 입을 풀어 주셨듯이 그 날이 되면 “저는 자가 사슴같이 뛸 것이며 말 못하는 자의 혀는 노래”할 것입니다.

 

광야에서 물이 솟고 사막에 시내가 흐를 것입니다. 사막이 초원으로 변하고 그곳에 “거룩한 길”이라는 대로가 생길 것입니다. 거룩한 길에는 사자와 같은 사나운 짐승이 출몰하지 않습니다. 그곳은 구속함을 받은 사람만 걷게 됩니다. 이것을 위해서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노래하면서 시온으로 나옵니다. 시온은 역사적으로 예루살렘을 가리키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거기는 슬픔과 탄식이 없고 영원한 기쁨과 즐거움만 있습니다. 할렐루야.-河-

소망의 하나님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강절 둘째 주일 성서일과(lectionary) 본문 가운데 로마서 말씀을 함께 나눕니다. 예수님은 구약성경에서 예언한 대로 다윗의 후손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이새[다윗의 아버지]의 뿌리 곧 열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열방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12절; 사11:1).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심은 단지 유대인들을 위함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열방, 모든 민족에게 구원과 새로운 소망을 주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었다면, 예수님은 열방을 다스리는 만유의 왕이 되실 것입니다.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소개하면서 구약 성경의 토라(모세오경), 예언서, 성문서를 두루 인용합니다. 구약 성경 전체가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실 메시아 예수님을 향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모든 인류에게 미칠 것이며,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경배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으로 시작되는 조상들과 하나님 간의 언약을 무시하지 않으셨습니다. 할례의 추종자가 되실 정도였습니다(8절). 하나님께서 약속을 지키신다는 믿음의 전통에 서신 것입니다. 믿음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신앙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거기에 머물지 않으시고 믿음의 지평을 이방인을 향한 긍휼하심으로 확장하셨습니다. 믿음과 함께 필요한 것이 사랑임을 배웁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면서 신앙과 생각의 지평을 활짝 열기 원합니다.

 

믿음으로 우리의 신앙을 견고하게 뿌리내립니다. 사랑으로 믿음의 지평을 온 세상으로 확대합니다. 그리고 온 열방이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서 하나님을 경배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날을 마음에 그립니다:“모든 열방들아 주를 찬양하며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롬15;11;시117:1).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가장 큰 이유입니다.

 

본문 속에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5절)과 “소망의 하나님”(13절)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모든 열방을 위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도 작은 발걸음으로 시작합니다. 당장 바울이 편지를 보내는 로마 교회는 연약한 자들(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으면 안 되고 채소만 먹어야 한다는 유대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들을 비난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받아 주길 부탁합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인내와 하나님의 위로입니다. 믿음이 견고해도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과 사랑으로 완성되는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동참하기 원합니다. 서로를 받아주고, 덕을 세우면서 사랑의 공동체를 세우기 원합니다. 소망의 하나님께서 성령 안에서 능력을 주시고 기쁨과 평안을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