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니고데모 (1)

니고데모

 

올봄에는 요한복음 3장과 4장을 차례로 공부하겠습니다. 요한복음 3장 속에는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 등장합니다:“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이 유명한 말씀이 요한복음 3장에서 예수님과 니고데모의 대화에 나옵니다.

 

니고데모는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이었습니다. 의장인 대제사장을 제외하고 70명으로 구성된 산헤드린 공회는 유대인들의 자치 조직으로 행정과 사법을 총망라하는 최고 의결 기구였습니다. 이들을 유대인의 지도자(ruler)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니고데모의 사회적 위치가 무척 높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었습니다. 바리새인은 구약의 율법을 해석하고 그대로 따라 살아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회복하려는 사람들로 구성된 당파였습니다. 성경에서는 바리새인을 위선적인 사람들로 묘사하지만, 바리새인들 가운데는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진실한 랍비들도 있어서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바리새인에서 유대인의 스승인 랍비가 나왔습니다. 사도 바울도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바리새인이었습니다. 니고데모가 바리새인이었다는 것은 그의 종교적 성향과 열심을 알려줍니다.

 

니고데모가 산헤드린 공회에 들어갔으니 유대인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이름은 헬라어에서 왔습니다. 당시 로마 식민지였던 이스라엘에서는 헬라식 이름을 가진 유대인들도 많았습니다. 니고데모라는 이름은 “백성들의 정복자 (conqueror of the people)”라는 뜻입니다. 이름 속에서 니고데모의 지위와 힘이 느껴집니다.

 

니고데모가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의 지위를 감안했을 때, 대낮에 공개적으로 나사렛 목수의 아들 예수님을 찾아오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가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다는 소문,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셔서 장사꾼들을 내쫓고, 성전이 기도하는 집임을 선포하신 사건, 예수님께서 행하신 수많은 표적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요2장).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하나님께로부터 온 선생”이라고 말하는데, 예수님께서 행하신 표적과 사역을 보고 내린 판단입니다.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공회원이 예수님을 찾아온 것이 예삿일이 아닌데, 예수님을 향해서 하나님에게서 왔다고 고백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니고데모에게는 예수님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었습니다.

 

니고데모가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는 그가 갖고 있던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니고데모의 용기를 닮기를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