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간구로

사순절과 부활절을 맞으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경에서 알려주는 영적인 렌즈로 신앙과 삶을 들여다본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을 선과 악으로 단순하게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악을 다스리는 사탄이 우리 마음과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일하는 지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에 조심할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무조건 모든 것을 사탄의 역사라고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우선,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염려, 근심, 두려움을 모두 사탄의 역사라고 일괄할 수 없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염려와 근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때로는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삶의 긴장감을 높이고 앞으로 전진하는 활력이 될 때도 있습니다. 반면에 염려가 두려움과 절망으로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우울증을 동반하며, 결국에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 각자의 삶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악한 세력의 시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허겁지겁 바쁘게 살고, 개인마다 독특한 기질을 갖고 있기에 서로 부딪치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때도 부서진 관계를 통해서 각자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화해하면서 더욱 견고하게 신뢰관계를 쌓아간다면 그것 역시 염려할 것이 못됩니다. 반면에, 사탄의 시험은 갈등을 떠나서 분열과 소외를 일으킵니다. 관계를 놓고 하나님 앞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고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아담과 이브를 통해서 관계의 단절이 발생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것이 악한 세력의 계교임을 얼른 알아차리고 각자 또는 함께 하나님께로 나와야 합니다. 사탄은 관계를 파괴합니다. 마지막에는 하나님과의 관계까지 망가뜨립니다.

 

세상의 모습도 무조건 사탄의 역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세상입니다. 이기주의와 욕심이 가득하고 게다가 물질이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사탄이 주도하는 세상의 모습은 미움, 증오, 갈등, 죽음과 살인 등 누가 봐도 배후에 악한 세력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선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선교의 장(場)임을 깨닫고 빛과 소금으로 살면 됩니다. 사도바울의 권면대로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평안하뇨”라고 인사 하셨듯이 하늘의 평안이 임하길 기도하고 화평케 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처럼 마음은 물론 관계와 세상속에서 역사하는 사탄의 활동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때 우리는 예수님 말씀대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야말로 시험에 들지 않고 사탄을 물리치는 능력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1)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사탄이 틈탈 기회를 주지 말고), 2) 감사함으로 (감사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영역이기에), 3) 모든 일에 (마음과 관계와 세상의 모든 일), 4)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죄와 사망을 이기신 예수님을 통해서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 여기까지 나가면 우리 앞에 어떤 일이 닥쳐도 그 속에서 그리스도의 평강을 누리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일체의 비결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