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12: 시편 131편

지난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은 부활절 전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가리킵니다. 초대교회부터 시작된 절기로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부활절에 세례받을 성도들이 신앙과 삶을 주님께 조율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순절 기간에는 신앙 훈련에 힘썼습니다. 일년 가운데 10분의 1을 경건하게 살려는 전통입니다. 기도와 말씀 때로는 금식을 동반하면서 마음과 몸을 하나님께 집중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고 그 은혜 속에 들어가길 소원했습니다. 이웃을 섬기고 선행을 베풀면서 몸으로 신앙을 실천했습니다.

 

올 해도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참빛 식구들의 신앙과 삶이 주님께 가까이 가고, 마음과 영이 맑아지고 주님을 닮아 가시길 바랍니다. 또한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삶 한 가운데서 꼭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부터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마지막 네 편의 말씀을 차례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작년 말에 열 한 편의 시편을 통해서 하나님을 예배하러 오는 우리의 마음을 점검했고, 함께 드리는 공동체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 지, 예배 가운데 만나는 하나님에 대해서 살펴보고 묵상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살다가 주님께 오는 발걸음이 감사가 넘치고 가벼울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무거워서 억지로 주님께 올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어떠든지 성전에 올라오는 그 순간이 감사하고 그 발걸음이 믿음인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 살펴볼 시편 131편에는 다윗의 시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습니다. 영국의 설교가 찰스 스펄전은 오늘 본문을 시편 속의 진주라고 불렀습니다. 그 정도로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우선 오늘 본문은 하나님 백성이 세상 속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알려줍니다. 첫째로, 다윗은 성전에 올라오면서 교만을 버렸다고 고백합니다. 교만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보다 앞서려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서 존재하길 바라는 욕심입니다. 둘째로 거만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거만함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자랑하고 이웃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윗은 자기 능력이나 처지를 넘어서는 일을 추구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교만함과 거만함을 다스린 사람의 최종적인 고백입니다.

 

시편 131편이 이스라엘 최고의 왕인 다윗의 고백이기에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이처럼 다윗은 성전에 올라오면서 자신과 세상 속에서의 삶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만을 의지하겠다고 고백하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할렐루야!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