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 나의 일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주 설교 초반에는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는 예수님 말씀을 소개하면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단순히 하나님께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이 좋은 것을 두고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신앙은 무임승차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무시하고

혼자 힘으로 모든 일을 한다면

신앙과 삶이 둘로 나눠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지점에서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2.

  1. S. 루이스는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anity)>

“믿음”이라는 챕터에서 믿음과 행위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발췌해서 인용합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즉 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태어나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실천하신 완전한 순종의 삶을

자기 역시 어떻게 해서든지 살게 해 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를 더 닮아 가게 해 주신다는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의 부족함을 채워 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어떤 것을 거저 주신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는 모든 것을 거저 주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바로 이 놀라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의미에서 볼 때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맡긴다는 것은 노력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을 그리스도께 맡겼다면, 그에게 순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즉 전만큼 안달하지 않으면서 노력하게 됩니다.

 

성경은 한 놀라운 구절 안에 이 두 가지를 통합함으로써 문제를 마무리짓습니다.(빌 2:12-13)

12절에서는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하였습니다.

이것만 보면 마치 모든 것이 우리와 우리의 선행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13절에 “너희 안에서 행하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라는 말씀이 등장합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시므로 우리는 아무 할 일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두가지 말씀이 한 구절에 등장하는 것을 C.S. 루이스는 주목했습니다.

하나님의 몫과 인간의 몫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행하시고,

우리는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3.

그리스도께 모든 것을 맡긴 사람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자기 욕심이나 이익만을 챙기지 않고

받은 구원과 은혜에 감사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모든 힘을 들여서 노력하고, 책임 있게 자신의 삶을 세워갈 것입니다.

 

하나님 일과 우리 일을 구분 짓지 말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이 하나님의 일이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순종하는 마음으로 감당하기 원합니다.

 

매사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심을 보기 원합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빌1:6)

And I am sure of this, that he who began a good work in you

will bring it to completion at the day of Jesus Christ.(Phil 1:6)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이 하나님과 더불어 일하는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목사 드림

(2017. 5. 31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