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 교회

13년 전 샌프란시스코에 올 때, 베이 지역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곳에 계신 지인들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새로운 임지로 보내신다는 믿음으로 무작정 샌프란시스코에 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보니 지역의 환경은 물론 목회 상황이 제가 생각하던 것과 매우 달랐습니다. 저의 부족함에 낯선 환경까지 더해지니 목회가 쉽지 않았는데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을 믿고 견디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임을 믿고 걸어가는 여정에서도 예상치 않은 장애물을 만납니다. 그때는 누구나 지치고 낙심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부르셨으니 함께 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끝까지 견뎌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 선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결국 그 일을 성취하실 것을 믿고 걷는 것이 신앙의 길입니다.

 

앞으로 살펴볼 빌립보서는 사도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빌립보는 주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인 마게도냐 왕 빌립 2세가 세웠습니다. 금광이 있고 농업과 상업이 발달한 살기 좋은 도시였습니다. 특히, 로마의 아우구스티누스 대제가 빌립보에서 대승을 거둔 이후에, 특별 구역으로 지정하였고 퇴역 군인들이 이주해서 살기도 했습니다. 빌립보는 이처럼 전통과 명성을 두루 갖춘 도시였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사도 바울이 2차 전도 여행 때 세운 교회입니다. 현재의 유럽인 마게도니아로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곧바로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확신하고 빌립보에 도착했지만, 복음의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빌립보라는 도시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환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확신하고 도착한 임지였는데 그만 어려움을 만난 것입니다. 바울은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문을 두드렸고, 염색 산업이 발달한 두아디라에서 빌립보에 이주한 루디아라는 옷감 장사가 예수님을 믿으면서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확신했음에도 계속해서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귀신들린 여종을 고쳐주다가 모함을 받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발에 쇠사슬이 매인 채로 깊은 감옥에 갇혔습니다. 어렵게 열린 복음의 문도 닫히고 바울과 더불어 예수님의 복음도 갇힌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바울과 실라는 감옥에서 기도하고 힘차게 찬송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서 옥문이 열리며 풀려나게 되었는데, 그 사건을 계기로 감옥을 지키던 간수와 그의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세워진 빌립보 교회였기에 바울은 그의 심장으로 사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 빌립보서 말씀을 통해서 교회를 사랑하는 바울의 심정과 하나님의 뜻을 배우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