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1장

좋은 아침입니다.

 

1.

이번 주 성경 통독이

그렇게 어렵고 지루하다는 레위기에 왔습니다.

통독 반원들께는 레위기에 집착하지 마시고 쭉쭉 읽어 가시길 부탁드렸습니다.

그만큼 레위기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제 레위기 11장을 만났습니다.

정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먹을 수 있는 짐승과 먹어서는 안 되는 짐승을 구분합니다.

 

굽이 갈라지고 새김질하는 짐승은 정하기에 먹을 수 있습니다.

둘 중의 하나만 해당하는 낙타, 토끼, 돼지는 먹을 수 없습니다.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비늘과 지느러미를 가진 물고기도 먹을 수 있습니다.

비늘과 지느러미를 완벽한 물고기의 조건으로 본 것입니다.

독수리, 타조, 올빼미처럼 먹이를 탈취하는 조류는 먹을 수 없습니다.

날개가 있으면서 동시에 네발로 기어 다니는 곤충도 부정합니다.

메뚜기처럼 날개가 있어도 네 발로 뛰는 것은 먹을 수 있습니다. (레위기 11장 1-23절)

 

심지어, 부정한 짐승의 사체를 만지거나 접촉해도 부정합니다.

이처럼 정한 것과 부정한 것 (clean vs. unclean)에 대한 규정이 복잡하고 엄격합니다.

 

2.

그런데 레위기 11장에서 알려주는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었습니다.

 

첫째로, 특별한 기준이 없고 하나님께서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임의로 정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순종을 요청하셨다는 것입니다.

정한 것과 부정한 것 사이에 뚜렷한 기준이 없는 것을 고려한 해석입니다.

 

둘째는, 본문의 부정한 짐승들은 이스라엘이 아닌

이방 민족의 제사에 사용된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그러니 먹을 수 없습니다.

돼지가 대표적인데, 그렇다면 바알신의 상징인 소고기도 금해야 했기에 일관성이 없습니다.

 

셋째는, 의학이 발달한 근래에 제기된 의견으로 위생상의 이유라는 것입니다.

세균을 옮기기 쉽거나 박테리아 등을 갖고 있는 위험한 짐승들이라는 것입니다.

상하기 쉽고 종종 전염병을 일으키는 돼지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구약성경에서 부정한 짐승이 건강상 해롭다는 지적이 없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네 번째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견해입니다.

구약의 율법에서는 온전한 것(wholeness)과,

창조 섭리에 맞는 자연스러운 것(normality)을 중요시 합니다.

레위기 11장에서 정한 것으로 분류한 것들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또한, 먹이를 새김질하는 짐승을 정한 것으로 구분한 것은

하나님 말씀을 새김질하듯이 묵상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식입니다.

상징적인 해석은 그럴듯하지만, 비약이 있고 주관적입니다.

 

3.

쉽지 않습니다.

어느 한 가지 의견만 지지하거나 고집할 것도 아닙니다.

어떤 견해가 맞는지를 두고 집요하게 연구할 것도 아닙니다.

본문 자체가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11장의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의 구분이 만고불변의 진리라면

하나님께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셨을 것이니

본문의 규정을 현대에 맞출 필요도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너희 몸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고..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4-45)는 말씀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임의적 명령이든, 이방의 풍습을 따르지 말아야 했든지

위생상의 이유나 상징적인 의미에서든지 11장의 규정을 지켜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몸을 더럽히지 않고 하나님 백성에 걸맞은 거룩한 삶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는 “거룩함”은 무엇일까요?

우리 몸을 스스로 더럽히는 것들은 없는지요?

구약의 이스라엘이 먹는 것으로 거룩함을 유지했다면

우리는 무엇을 갖고 거룩함을 지켜야 할까요?

 

“거룩함”이라는 단어를 붙잡고 오늘 하루를 살아 봅시다.

 

나는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이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몸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고 (레 11:44)

For I am the LORD your God.

Consecrate yourselves therefore, and be holy, for I am holy. (Lev 11:44)

 

하나님 아버지

구약의 복잡한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하나님 백성으로 거룩함의 길을 걷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9. 2. 7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