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사는가

좋은 아침입니다.

 

1.

이번 달 신문에 실을 칼럼 주제를 생각하다가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다시 읽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벌로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와서 세 가지 숙제를 해야 하는 천사 미하일과

그를 돌보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 세몬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천사 미하일에게 주신 세 가지 숙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미하일이 교회 앞에서 헐벗은 몸으로 쓰러져 있을 때

구두 수선공 세몬이 다가와서 미하일을 그의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오갈 데 없다는 얘기를 듣더니 구두수선 하는 일에 조수로 써주었습니다.

 

세몬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한 미하일이 첫 번째 숙제를 마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한 부자가 까다로운 조건으로 가죽 장화를 부탁했는데

천사 미하일은 죽은 사람에게 신기는 슬리퍼를 만들었습니다.

부자의 신발을 망쳐 놓은 것입니다.

주인 세몬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부자의 하인이 와서 주인이 사고로 죽었다고 알립니다.

 

천사 미하일은 이 사건을 통해서 사람에게는

앞길을 미리 아는 예측력이 주어지지 않았음을 발견했습니다.

두 번째 숙제도 마쳤습니다.

 

하루는 어떤 부인이 쌍둥이 아이를 데리고 와서 구두 두 켤레를 주문하는데

한 아이의 발이 비정상적이었습니다.

구두 수선공 세몬이 두 아이가 모두 친자식인지, 왜 발을 다쳤는지 물었습니다.

 

부인이 대답하기를, 이웃에 살던 여성의 아이랍니다.

여성이 죽었는데, 그 순간 한 아이 발 위로 넘어지면서 발을 다치게 되었고,

마침 부인에게 두살배기 아기에 있었기에 함께 젖을 먹이며 키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인의 친자식이 갑자기 죽으면서

불쌍한 두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우고 있었습니다.

천사 미하엘은 부인을 보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의 답을 찾았습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2.

지난 6주에 걸쳐서 함께 나눈 <돌봄>이 곧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임을 톨스토이를 통해서 다시 배웁니다.

 

인간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구두 수선공이 아내에게 값비싼 외투를 선물하기 위해서 시장에 갔다가

가진 돈으로 술을 먹게 될 것도 예측할 수 없던 일입니다.

기고만장했던 부자가 집에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앞을 내다보는 능력은 주지 않으셨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장착해 주셨습니다.

그 사랑으로 주어진 인생을 아름답게 살라는 하나님의 부탁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으로 삽니다.

 

요즘 아침 큐티 말씀에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놓고

여러 가지 신학적인 해석, 교리적인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그리고 깊이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서 죽으셨을까?”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일상에 쫓기고 세상과 섞여서 살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잃기 쉽습니다.

 

우리 기독교인은

앞일을 알지 못하지만 ‘믿음’으로 삽니다.

부족하지만 ‘사랑’으로 서로 돌보며 살아갑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마 5:44-45)

Love your enemies and pray for those who persecute you

so that you may be sons of your Father who is in heaven (Matthew 5:44-45)

 

하나님 아버지,

오늘 하루도

믿음과 사랑으로 사는 참빛 식구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9. 2. 21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