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비유 (4)

탕자의 귀환 II

 

“이에 일어나 아버지께 돌아가니라”(20절). 아버지 재산을 팔아서 먼 나라로 떠났던 탕자가 정신이 들면서 하나님과 아버지께 범한 잘못을 회개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탕자가 아버지를 떠날 때는 다시는 아버지를 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산을 모두 없애고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되면서 아버지를 떠올렸고 아버지께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돌이킨 결과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1606-1669)는 자신만의 화법으로 그의 신앙이 고스란히 담긴 성화를 많이 남겼습니다. 렘브란트 성화의 특징은 성경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세심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과 성경해석을 작품을 통해서 고백한 셈입니다.

 

렘브란트는 누가복음 15장에 있는 탕자의 비유를 갖고 “탕자의 귀환”이라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아들을 기다리느라 볼이 움푹 패이고 힘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늙은 아버지가 돌아온 아들의 등에 손을 얹고 안아줍니다. 둘째 아들의 등에 올려진 아버지의 손은 오른손은 부드러운 여성(어머니)의 손이고, 왼손은 거친 남성(아버지)의 손입니다.

 

아버지 품에 얼굴을 묻고 있는 둘째 아들은 머리를 모두 깎아서 갓 태어난 태아처럼 보입니다. 그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거듭 태어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진정한 회심을 표시한 것입니다. 옷은 누추합니다. 왼쪽 샌들이 벗겨졌습니다. 오른쪽 샌들도 발바닥이 드러날 정도입니다. 그래도 오른쪽 허리에 작은 단검을 차고 있습니다. 아들됨의 표시입니다. 성경에서 검을 하나님 말씀에 비유하니 그가 신앙은 잃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아버지 품에 안긴 둘째의 모습은 흐느끼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등에 올려진 아버지 두 손이 그리웠기에 한없이 편해 보입니다. 아버지를 떠난 삶이 얼마나 외롭고 혹독한 것인지 몸소 깨달았기에 돌아온 탕자의 모습은 아버지를 떠나서 먼 나라로 갈 때와 정반대입니다.

 

신학자 헨리 나우웬이 인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렘브란트의 작품 탕자의 귀환을 만났습니다. 그가 살아온 삶을 그림 속의 탕자, 아버지, 큰아들에 적용하면서 그의 인생을 다시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온 탕자의 행복한 모습 속에서 자신이 궁극적으로 가야 할 곳은 하나님 품 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을 때가 최고의 행복임을 다시 발견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고, 우리를 기다리는 아버지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은 큰 축복입니다. 거친 세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나님 품에 안겨야 할 부족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기억하며 하나님께 돌아가서 힘을 얻고 다시 시작하는 한 주간의 삶이 되길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