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나그네

좋은 아침입니다.

 

1.

아침마다

베드로전서 말씀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베드로전서는 사도 베드로가

소아시아에 흩어진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특별히 “흩어진 나그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은 나그네를

“자기 고장을 떠나 다른 곳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베드로가 나그네라는 말을 썼을 때도 같은 의미였을 것입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수 없기에

한평생 나그네로 살다가 본향으로 돌아갑니다.

 

“흩어진”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디아스포라>입니다.

디아스포라는 씨가 한곳에 모이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진 것을 가리킵니다.

 

“씨”라는 의미가 마음에 듭니다.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흩어질 때는

예수의 생명이 들어 있는 복음의 씨를 갖고 흩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 각자가 디아스포라,

즉 흩어진 생명의 씨앗이었습니다.

 

2.

흩어진 나그네의 삶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소수(minority)에 속했습니다.

본질은 하나님 나라 백성이지만,

현실은 로마 제국의 백성이었습니다.

 

베드로전서에서는

당시의 정부나 권력자들이

하나님의 막대기가 되어서 선을 이루도록

그들을 지원하고 기도할 것을 부탁하는데,

약자(마이너리티)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말씀입니다.

 

물론,

세상에 함몰되거나 세상을 쫓으면 안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거룩하게 된

하나님 백성답게 세상 속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 가치관을 과감히 떨치고 “주의 소유된 백성”답게 사는 것입니다.

 

뭇사람을 존중하고, 열심히 선을 행합니다.

기쁨으로 고난을 대면하고,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주의 공동체를 섬기고

서로 뜨겁게 사랑합니다.

 

제국의 통치 밑에 살지만

제국에 속하지 않고

하나님 백성답게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3.

팬데믹을 사는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흩어진 나그네로 살아갑니다.

 

코로나 상황이 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이 세상이 우리의 목적지가 될 수 없음을 실감합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의 삶에 소홀할 수 없음은

우리를 비방하는 자들까지 우리의 거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흩어진 나그네의 삶을 멋지고 근사하게 사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이 뜻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요즘,

나그네 된 하나님 백성의 삶을 멋지게 설계하는

참빛 식구들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힘냅시다.

 

너희가 열심으로 선을 행하면

누가 너희를 해하리요 (벧전 3:13)

Now who is there to harm you

if you are zealous for what is good?  (1 Pet 3:13)

 

하나님,

흩어진 나그네로

각자의 삶을 사는 참빛 식구들께 힘을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0. 12. 17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