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 (2)

– 모압 땅으로

 

우리가 앞으로 살펴볼 구약성경의 룻기는 사사시대가 배경입니다:”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1:1). 수요예배와 지난 주일에 살펴보았듯이, 사사시대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옳은 대로 행하던 때입니다. 무엇보다 지도자격인 장로들, 레위인, 심지어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사들까지 자기마음대로 행동했습니다. 누구 하나 온전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나님 백성 이스라엘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룻기는 4장으로 구성된 매우 짧은 말씀입니다. 작게 보면 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멀리 보면 이스라엘에 다윗이라는 최고의 왕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다윗은 곧 예수님의 조상이 되니 룻기가 성경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작지 않습니다. 그런데 룻은 이스라엘 출신이 아닌 이방 족속 모압 여인입니다. 모압이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후손이긴 하지만, 정통 이스라엘 여인이 아닌데 다윗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 특별합니다. 룻은 마태복음 첫 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룻기는 유대 땅 베들레헴에 사는 엘리멜렉(“나의 하나님이 왕이시다”)과 나오미 (“나의 기쁨”) 가족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베들레헴에 기근이 닥쳤습니다. 옛날 이스라엘에 기근은 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재난이었습니다. 엘리멜렉 부부는 두 아들 말론(“병약함”)과 기룐(“끝남”)을 데리고 모압 땅으로 피난갑니다. 물이 있는 모압 땅에서 잠시 거주하다가 돌아올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모압에서 살아가는 엘리멜렉 가족의 체류신분은 “나그네(게르 ger)”입니다.

 

구약성경 창세기에는 엘리멜렉처럼 기근이 찾아왔을 때 외국으로 피난간 경우가 등장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땅에 왔지만, 기근이 닥치면서 가족을 이끌고 이집트로 내려갔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기근이 닥치자 그랄이라는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은 이방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들의 아내 사라와 리브가를 누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간섭이 없었으면,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야곱도 기근이 들어서 이집트로 내려갔습니다.

 

기근을 피해서 모압으로 내려간 엘리멜렉 가족에게 힘든 일이 연거푸 닥칩니다. 가장인 엘리멜렉이 죽었습니다. 어머니 나오미와 두 아들만 남았습니다. 나오미는 두 아들을 모압 여인인 오르바와 룻과 결혼시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십년이 지났을 때 두 아들마저 죽습니다. 살기위해서 모압 땅으로 피난을 왔는데 그만 나오미만 홀로 남았습니다. 룻기는 이렇게 슬픈 나오미의 가족사로 시작합니다.

 

세상 일이나 인생사가 마음먹은 대로 펼쳐지지 않습니다. 설명이 되지 않는 많은 일들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는 지 룻기를 통해서 발견하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