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가지

좋은 아침입니다.

 

1.
“하루에 한 가지”는
아마도 가장 구태의연한 표현(cliché)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는
하루에 한 가지 영어 표현만 배워서 익히면
불과 몇 년 안에 영어 도사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에 열 단어 외우기도 별책 부록처럼 따라다녔습니다.

 

한창 성령이 충만할 때는
하루에 한 구절 성경 암송에 도전했습니다.
하루에 성경을 세 장씩만 읽으면,
일 년에 성경을 통독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작은 일 한두 가지를 지속해서 하면
그것이 모여서 큰 업적을 이루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심삼일, 결심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2.
하루하루를 살지 않고
건너뛸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하루살이 인생길을 예외 없이 걷고 지나야 합니다.

 

인생은
하루 (1일)라는 작은 벽돌이 모여서
전체를 이루고 세워가는 건축물 같습니다.

 

그러니 아래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사가 그렇습니다.
직장이나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여서
아래부터 차근차근 위를 향해서 올라간 사람은
일의 전후 사정을 모두 파악하고
아래 사람의 어려움을 깊이 공감합니다.

 

반면,
낙하산처럼 갑자기 윗자리에 앉은 사람은
일의 순서는 물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애로사항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3.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포로가 되어 지낸 지 정확히 일 년이 지났습니다.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흩어져서 예배한 지도 일 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참빛 식구들이 많습니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정해진 것도 없습니다.

 

작년 이맘때, 팬데믹이 이렇게 길어질 것을 예상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과연 일 년을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염려에 휩싸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한주 한주 영상으로/zoom으로 만나다 보니
일 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참빛 식구들 대부분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하루하루 작은 벽돌의 힘이요 하나님 은혜입니다.

 

4.
힘들수록, 지루할수록
우리가 걷는 인생길을 잘게 잘게 끊어서
생각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도리어 부담이 되고 막막한 마음에 실망합니다.
하루를 길게 펼쳐 놓고, 꼼꼼히 채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찬송가 545장 가사가 생각납니다:
이 눈에 아무 증거 아니 뵈어도/믿음만을 가지고서 늘 걸으면
이 귀에 아무 소리 아니 들려도/하나님의 약속위에 서리라.
걸어가세 믿음 위에 서서/눈과 귀에 아무 증거 없어도.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애가 3:23)

 

 

하나님,
오늘 하루도
주의 성실하심을 경험하고 그것으로 하루를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21. 3. 11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