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촛불 세 개 켜고 대강절 셋째 주일을 맞이합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외세의 침입과 식민지 통치 속에 백성들의 삶은 날로 피폐해졌습니다. 불안한 시대가 도래하면 그 틈을 타서 자신의 몫을 챙기고, 정권에 아부해서 얻어낸 권력으로 백성들을 괴롭히는 악한 사람들이 꼭 나타납니다. 예루살렘에서 식민지 왕 노릇을 하던 헤롯 왕가와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이 그랬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가 어둡다 보니 성경을 읽다 보면 힘든 말씀이 많이 나옵니다. 힘없고 배고픈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함께 하실 것이라는 위로의 말씀도 많습니다.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실 약속하신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인간이 통치하는 세상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메시아가 빛으로 임하면 어둠이 사라지고 밝은 세상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드디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막상 메시아 예수님이 오셨지만 이스라엘은 알아보지 못한 채 어둠 속에서 헤맸습니다. 그래도 빛 되신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를 믿고 생명을 얻은 백성들이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안나와 시므온, 예수님을 따라나선 열두 제자들, 예수님을 만나서 병이 낫고 귀신이 쫓겨난 백성들, 예수님께서 무릎에 앉히고 축복해 주신 어린이들입니다. 우리도 같은 마음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시편 129편은 “이제는 말하기를”로 시작합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을 겪고 났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3절에 시편 기자가 겪은 어려움이 나옵니다. 어릴 때부터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여러 번이라는 말씀 속에서 괴롭힘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밭 가는 자들이 쟁기로 등을 갈아엎어서 고랑이 생길 정도라고 했겠습니까? 그런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안도와 승리를 선포합니다. 의로우신 여호와께서 악인들의 끈을 끊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악인들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신다고 고백합니다.
시편 129편은 “이스라엘”로 시작합니다. 민족이 겪은 고초를 기억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공동체 감사시입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을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셨습니다. 온 백성이 성전에 와서 감사의 노래를 부릅니다. 시편 129편을 개인적으로 읽어도 은혜가 됩니다. 과거의 고난이 사라지고 이제는 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악한 세력의 끈을 끊어 주셨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참빛 식구들의 고백과 감사의 찬양이길 간절히 바랍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