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보혈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계시면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성령이 임하기를 기다리라고 부탁하셨습니다(행1:8).
제자들은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서 예수님의 약속대로 성령이 임하기를 기도하면서 기다렸고, 약 열흘 뒤인 오순절에 놀랍고 신비로운 모습으로 성령이 임했습니다. 그때부터 제자들은 목숨 걸고 복음을 전하는 증인이 되었습니다. 제자들을 시작으로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되었고, 오늘날 우리에게 임했습니다.
이 모든 시작점에 예수님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 3년의 공생애를 마치고 예언하신 대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없으면 영광스러운 부활도 없습니다. 부활이 없으면 오순절 성령강림도 없으니 기독교는 세상에 탄생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는 부활과 더불어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말씀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수없이 들었던 십자가의 의미를 새롭게 배우고 정리하며, 온 교회가 십자가의 은혜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예수님 당시의 십자가는 반역이나 살인 등 악한 죄를 지은 범인들이 달리는 형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골고다 언덕의 이름이 “해골”이었듯이 그곳에는 십자가에 달려 죽은 죄인들의 잔해들이 가득했습니다. 저주받은 곳이었습니다.
로마 시대 뿐만 아니라 구약 성경에서도 나무에 달리는 것은 저주받은 것이었습니다(신21:22-23). 율법을 범하고 죽을 죄를 지은 사람들을 나무에 매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과 구약 시대에 죄를 범한 사람들이 나무에 달리는 것이 겹치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저주 받은 사람들이 달리는 나무에 달려 죽으신 것입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나타내는 표현이 “주님의 보혈”입니다. 이것은 구약의 제사법에 따라서 제물로 선별된 양을 죽이고 그 피를 제단에 뿌리는 피의 제사와 맞물립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신 것은 구약 시대에 양이나 소 등 제물을 바쳐서 백성들이 죄에서 정결케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때는 매번 성전에 와서 속죄의 제물을 드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단번에 구약의 율법을 완성하셨고,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의 죄를 거룩한 보혈로 깨끗이 씻어 주셨습니다. 매번 속죄제사를 드릴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한번 죽으심으로 그를 믿는 자의 죄를 영원히 없애 주셨기 때문입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