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좋은 아침입니다.

 

1.

고난 주간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2017년 고난 주간은

개인의 인생은 물론 세계사에 한번 뿐입니다.

매년 맞는 고난주간이 특별한 이유입니다.

 

일상적인(routine) 일을 대하는 태도가

“성실함”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 강하고 신실하신 참빛 식구들 되시길 늘 기도합니다.

 

고난 주간에는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죄 때문에 가로막혔던

하나님과 우리 사이가 회복되었습니다.

 

십자가의 세로 목이 상징하는

화목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십자가 든든히 붙잡고

창조주 하나님께 나갑니다.

예수님께서 길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 읽은

누가복음 23장 말씀에서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속옷을 제비 뽑아 나눠 가진 로마 군인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23:34)

Father, forgive them, for they know not what they do. (Luke 23:34)

 

예수님의 기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웃을 (심지어 원수를) 대해야 하는지 배웁니다.

십자가의 가로 목이 의미하듯이

이웃 그리고 세상과 화평하라는 산 교훈입니다.

 

이처럼 십자가에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2.

뒤숭숭한 조국과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미군이 핵폭탄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폭탄을

아프가니스탄에 투하했다는 보도였습니다.

 

ISIS가 워낙 나쁜 일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고난주간에 그렇게 위력이 큰 폭탄을 투하하다니요.

세상에서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미국이 말입니다.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MSN 홈페이지에서 감동적인 미담을 읽었습니다.

 

샌프란 북쪽 산타로사에서 하와이로 공부하러 간 여학생이

학자금 대출과 비싼 생활비로 학업을 잠시 접고

하와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2교대로 일하고 있었답니다.

 

호주에서 온 관광객들이 여학생의 이야기를 듣더니 팁을 400불이나 두고 간 것입니다.

여학생이 너무 감사해서 그들이 묵은 호텔에 감사편지를 두고 왔는데

다음 날 다시 찾아와서 학업을 계속하라고 10,000 불을 주고 갖다는 기사였습니다.

 

다시 갚을 필요도 없고, 단지 열심히 공부해서 꿈을 이루라고 격려했답니다.

여학생은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여전히 세상에는 선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사건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한 편에서 어마어마한 폭탄이 떨어졌지만

한 편에서는 사랑의 선물을 주고 떠난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입니다.

 

고난 주간을 넘어서 부활절을 기다리는 이 순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우리의 삶을 점검하기 원합니다.

 

십자가의 세로 목을 따라서 하나님께 올라가고

가로 목을 따라서 선한 마음으로 이웃을 찾아가는

부활 절기가 되기 바랍니다.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 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엡5:2)

And walk in love, as Christ loved us and gave himself up for us,

a fragrant offering and sacrifice to God (Ephesian 5:2)

 

하나님 아버지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이 흘러 넘치고

십자가의 신앙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7.4.13이-메일 목회 서신)

2017 기도: 간구

–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지난주에는 양병모 목사님을 통해서 인생의 얍복강에서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이 기도임을 배웠습니다. 자기 것으로 가득 채우려는 것이 기도가 아니고,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야 함도 배웠습니다. 야곱이 가장 어려울 때, 하나님께 나온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 앞에 나가는 것이 최우선임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행복임도 알았습니다.

 

우리는 기도로 살아갑니다.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숨을 쉬지 않으면 금방 문제가 생기듯이 그리스도인이 기도하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정기적으로 기도하고, 삶 속에서 수시로 기도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기도는 단지 하나님을 향해서 쏘아 올리는 언어가 아닙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시작합니다. 또한 우리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서 내 소원을 이루는 것은 무속 신앙이라고 지난주에 배웠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

 

기도의 지경은 길고 넓고 깊고 높습니다. 우리는 평생 기도합니다. 기도를 통해서 세계를 품을 수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의 내면을 살피고 뿌리 깊은 신앙으로 들어갑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날아오릅니다. 기도에 대해서 올바로 알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누리는 축복입니다. 기도의 방법도 다양합니다. 소리 내서 간절히 기도할 수 있고, 속으로 침묵하면서 깊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혼자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고, 교회가 함께 모여서 기도합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간절히 구할 수 있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순종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이웃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이처럼 기도는 그리스도인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올해 기도에 대한 연속 설교에는 간구, 응답, 중보의 순서로 말씀을 나눌 예정입니다. 오늘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간구 가운데,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일용할 양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책임지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필요한 것을 하나님 아버지께 간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아시지만,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대화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실 하나님을 바라보고 세상 가운데서 힘있게 살기 원합니다.-河-

환도뼈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주일은

양병모 목사님께서 은혜로운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설교없이 한 주 쉴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설교해 주신

창세기 32장 얍복강의 야곱 본문은 언제 들어도 은혜가 넘칩니다.

 

장자가 되려는 야망 만을 위해서 달려가던 야곱이

얍복강(“비움”)에서 자신을 비웠고

하나님이 모든 것이 되었다는 말씀이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생길은 늘 얍복강가에서 하나님과의 씨름입니다.

 

씨름의 목적은

내 안에 있는 “다툼, 경쟁, 욕심”등을 비우고

대신에 하나님으로 채워가는 것입니다.

 

내가 모든 것인 인생에서 (I am everything)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고(I am nothing)

하나님을 모든 것으로 삼는 여정입니다.

 

얍복강의 싸움의 끝에는

“평안”과 “화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이 지나고

햇볕이 야곱의 얼굴을 비추는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2.

얍복강의 싸움에서

야곱은 환도 뼈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허벅지 관절을 다쳐서 평생 다리를 절면서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짝 건드리셨는데

야곱에는 치명상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야곱에게 매우 거룩한 상처였을 것입니다.

다리를 절 때마다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고

하나님께서 모든 것임을 고백했을 것입니다.

 

밤새워 하나님과 씨름하면서 자신을 비웠고

하나님의 힘으로 형 에서를 만나야 함을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야곱처럼 거룩한 상처를

어딘가 지니고 있기를 바랍니다.

 

몸에나 마음, 삶의 어떤 순간에

하나님을 만났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항복했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밤새도록 하나님과 씨름했던 표시입니다.

 

삶이 힘들 때는

그 상처를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다시 일어섭니다.

 

모든 일이 잘되고 높이 올라가면

얍복강가의 상처를 되새기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겸손해 집니다.

 

사순절을 마무리하고

고난 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상처들을 되새겨보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나기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시는 거룩한 상처가

한 가지씩 늘어가는 신앙의 여정이길 원합니다.

 

그가 브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돋았고 그의 허벅다리로 말미암아 절었더라 (창32:31)

The sun rose upon him as he passed Penuel, limping because of his hip (Gen 32:31)

 

하나님 아버지

우리 안에

주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상처를 갖고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7.4.6 이-메일 목회 서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한번은 성경을 잘 아는 율법학자가 예수님을 찾아와서 율법 가운데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태22:37-39)고 대답하셨습니다.

 

구약성경에 “하라”와 “하지 말라”는 율법이 613개 있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중에 가장 크고 중요한 계명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드신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가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구약 율법의 요약이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핵심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사순절을 지내고 부활절을 맞이하는 4월에 우리 교회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성금요일인 4월 14일(금, 저녁 8시 30분)에 함께 모여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함께 찬양하는 것입니다. 지난 주일 시편 134편에서 성소를 향하여 손을 들고 하나님을 송축하라는 말씀을 배웠습니다. 하나님을 송축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앞선 것이 예배와 찬양일 것입니다. 교회가 함께 모여서 찬양하는 것만큼 귀한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주일예배나 속회, 청년부 모임 등에서 마음껏 찬양하지 못한 아쉬움을 찬양의 밤에서 모두 쏟아내기 원합니다.

 

5월부터는 매월 첫 주 금요일에 찬양의 밤을 갖게 됩니다. 우리 교인뿐만 아니라 주변에 찬양을 목말라 하시는 분이 계시면 초청하셔도 좋습니다. 또한 찬양팀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모임이 우리 교회에 또 하나의 영적인 바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찬양으로 함께 하는 하나님 사랑과 더불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일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광고했던 <작은 사랑 나눔>입니다. 우리의 작은 마음을 이름 없이 이웃과 나누는 것입니다. 개인 또는 가정 별로 부담되지 않는 금액(20불 미만)을 드리는 것입니다. 십시일반 모아서 어려운 곳을 돕기 원합니다. 금액보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우리의 뜻을 실천하는 작은 시작입니다. 안내 데스크에 있는 제안함에 돕고 싶은 분들이나 기관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는 조기순 전도사님께서 살아생전에 시작하신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매월 20여명의 소년 소녀 가장들을 돕고, 대여섯 살에 돕기 시작한 아이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되고 사회에 진출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웃사랑은 의미 있는 사역입니다.

 

더욱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교회가 되고,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두 가지 사역도 자리가 잘 잡히길 원합니다.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뜻을 모아서 하나님 마음에 합한 교회를 세워갑시다.-河-

씀씀이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3월 중순 트럼프 정부는

내년도 미국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의회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지만

발표한 예산을 보면 트럼프 정부가

장차 국가의 재정을 어디에 쓸 것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국방, 안보, 재향군인회를 제외한 모든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 대학생 보조,

노인 복지와 같은 정책을 축소시켰습니다.

 

무엇보다, 환경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고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서 시행하던 연구는 물론

의학 발전과 관련된 연구비도 삭감했습니다.

 

국방비는 10%(증가분이 미국 전체 교육비에 육박하는 523억 달러)가 늘어서

여전히 정부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1년 예산은 4조 달러 정도이고  그 중에 3조는 사회복지, 메디케어, 국가 부채 이자상환 등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예산이고, 나머지 1조 정도를 정부가 임의로 조절할 수 있음)

 

또한 멕시코 국경에 담을 쌓기 위한 초기비용으로

26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환경청 예산 삭감과 정확히 일치하네요.

후손들을 위해서 환경정책이 매우 중요한데 말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을 보면서

어머 어마한 국방예산 수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은 5,740억 달러(574조원)의 국방예산을 잡아 놓았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중국의 세 배에 해당합니다.

 

지구촌에 전쟁과 테러가 사라진다면,

강대국들이 평화협정을 맺고

무기감축 협정이라도 서명할 수 있다면,

엄청난 국방 예산을 더 의미 있는 일에 배정할 수 있을 텐데요.

꿈같은 일이겠지요!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저소득층과 노인층 의료와

사회보장을 위해서 지출하는 예산 비율이 높고

이 예산은 우선 집행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2.

국가의 씀씀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씀씀이도 중요합니다.

 

하나님 주신 물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주어진 재능과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우리의 신앙과 마음 씀씀이는 어떤지요?

행여나 힘을 과시하고, 욕심을 채우고, 남을 미워하는 것에

에너지를 쓰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순절을 보내면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씀씀이를 점검해 보기 원합니다.

 

세상에 평화가 임해서

싸우고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파괴하는데

큰돈을 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미가 4:3-4) He shall judge between many peoples, and shall decide for strong nations afar off; and they shall beat their swords into plowshares, and their spears into pruning hooks; nation shall not lift up sword against nation, neither shall they learn war anymore; but they shall sit every man under his vine and under his fig tree, and no one shall make them afraid, for the mouth of the Lord of hosts has spoken. (Micah 4:3-4)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씀씀이가 주님 앞에서 떳떳하게 하시고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 평화를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7.3.30 이-메일 목회 서신)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15: 시편 134편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열다섯 편의 시편 나눔이 오늘로 마무리됩니다. 주보와 함께 드린 <예배에 올라오는 마음가짐>을 성경책 앞이나 책상 등에 붙여놓고 주일이 다가올 때마다 한 번씩 읽고 예배를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는 환난 중에 성전에 올라오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말씀(시편120편)으로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백성이 가서는 안 되는 게달과 메섹에 머물렀습니다.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 자체가 그릇된 일이었음을 회개하면서 성전에 올라왔습니다. 그 이후로 14편의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는 하나님 백성의 삶의 현장,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 옛날부터 계속된 마음의 짐과 상처 등 하나님 백성의 신앙과 삶을 있는 그대로 노래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마지막은 하나님을 향해서 송축하는 찬양입니다. 세상의 장소인 게달과 메섹으로 시작해서 주님께서 계시는 시온 즉 예루살렘 성전으로 끝을 맺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노래에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유진 피터슨은 본문을 해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복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 궂은 날이든 맑은 날이든, 좋은 땅에서든 나쁜 땅에서든 은혜를 경험하며 믿음의 여정을 가는 사람들은 송축하는 일에 익숙하다.” 유진 피터슨의 말대로 은혜를 경험하면 세상살이에 여유가 생기고 자신의 삶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이 생겨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꿋꿋하게 헤쳐 나갈 것입니다. 일이 잘 풀려도 교만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신 결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은혜로 사는 그리스도인은 책임지는 인생을 삽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물론 이웃과의 관계, 세상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갖고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부여하신 사명이기에 – 이 세상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할 수 없음을 알기에 – 매사에 성실하게 임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삶을 대하고 마음 깊은 곳에 평안과 감사가 있습니다. 어떤 인생길을 걸어가든지 하나님께 영광이 되길 간구합니다. 주님을 송축하는 삶입니다.

 

시편 134편에서 밤에 성전에 서 있는 사람들은 성전을 지키는 레위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밤에 성전을 지키는 것이 지루하고 힘이 들지만, 이들은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했습니다. 또는 긴 여정을 지나서 밤에 성전에 도착한 순례객일 수 있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성전에 와서 찬양하니 저절로 손이 올라갑니다. 실제로 인생의 밤을 사는 순례자일 수도 있는데, 성전에서 기쁨을 회복했습니다. 성전에 올라오는 우리의 발길을 주님께서 축복하시고 평생동안 하나님 계시는 성전을 향해서 손을 들고 그곳으로 나가기 원합니다.-河-

봄이 오는 소리

올겨울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비를 간절히 기다리던 때를 잊어버린 채, 하루가 멀다 않고 내리는 비에 약간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거의 해갈되었다니 감사할 일입니다.

 

매일같이 흐리고 비가 올 것만 같더니 지난 주간에는 화창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기온도 꽤 많이 올라가서 한낮에는 반소매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길가 가로수들의 가지마다 아기 손처럼 연한 잎들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세상 밖으로 피어났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계절을 좇아 어김없이 싹을 내고 한 해를 준비하는 자연 만물 속에서 신실하신 하나님도 만납니다.

 

봄은 시작의 계절입니다. 농부들은 봄철에 씨를 뿌리면서 한 해 농사를 시작합니다. 세상 만물들도 싹을 틔우면서 한해살이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봄은 새색시처럼 살며시 왔다가 수줍은 듯 뒷문으로 금세 빠져나갑니다. 이처럼 순식간에 지나칠 봄을 느끼려면 우리의 감각을 모두 동원해야 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크게 떠야 합니다. 붙들어 매 놓을 수 없기에 순간순간 봄기운을 만끽해야 합니다.

 

구약성경에서도 봄은 시작의 계절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400년 동안 종살이하다가 모세의 인도로 해방된 때가 봄이었습니다. 고집스러운 이집트의 바로 왕은 하나님께서 아홉 가지 재앙을 차례로 내리시는 데도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던 히브리 민족을 쉽게 내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비극적인 열 번째 재앙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룻밤에 이집트의 장자는 물론 짐승의 첫 번째 새끼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이집트에 대재앙이 내리던 밤, 이스라엘 사람들은 양을 잡아서 그 피를 문설주에 발랐습니다. 이집트를 휩쓸고 간 죽음의 사자는 어린양의 피가 묻혀진 이스라엘 백성의 집들을 건너뛰었습니다. 유월절(逾越節,pass-over)의 시작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밤에 재산과 생필품을 모두 챙겨서 이집트를 빠져나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훗날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에게 이집트에서 해방된 날을 그 해의 첫 달로 정할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시작점으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유월절이 있는 첫 달을 “아빕월”이라고 부릅니다. 곡식이 싹을 틔운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 이집트의 압제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달입니다. 죽음의 기운이 감돌고 압제와 학대가 판을 쳤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 왔음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신약성경의 봄 역시 유월절의 어린양으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예수님과 더불어 찾아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문설주에 발라놓은 어린 양의 피를 죽음의 사자가 건너뛰었듯이, 십자가위에서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새로운 생명을 얻습니다. 400년 동안 이집트에 종살이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유의 몸이 되었듯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서 죄로부터 해방되는 자유함을 누립니다. 겨우내 땅속에 묻혀 있던 씨가 새싹을 틔우듯이 이전 것이 지나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납니다. 우리는 이처럼 계절의 봄 뿐만 아니라 신앙의 봄도 매년 맞이합니다.

 

우리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부활절을 준비하는 사순절 한가운데 서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세력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를 믿는 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셨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안에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힘있게 임하길 기도합니다.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죽음의 세력을 몰아내고, 죄에 사로잡혀 있던 옛 것들로부터 해방될 새날과 새 시대를 기대합니다.

 

새봄에는 거짓과 폭력과 죽음의 세력이 물러가고 진리와 생명과 평화의 복음이 온 세상에 임하길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봄을 마음껏 느끼고 싶습니다. 귀를 기울여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맞춰서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사순절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부활의 주님을 향해서 힘차게 달려가고 싶습니다.(2017년 3월 23일 SF 한국일보 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