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4)

화해

 

20년 동안 외삼촌 집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야곱은  형 에서를 대면해야 했습니다. 지팡이 하나 들고 고향을 떠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족들과 함께 재산을 갖고 오는 길입니다. 그렇지만 에서라는 큰 산이 앞에 버티고 있습니다.

 

에서가 400명을 거느리고 자기를 만나러 온다는 소식에 잔뜩 긴장한 야곱은 재산을 둘로 나누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에서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모든 준비를 끝낸 야곱이 얍복강에 혼자 남았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밤새도록 씨름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셨기에 다리를 절었지만, 야곱은 새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영광의 상처를 몸에 새긴 셈입니다. 이제 날이 밝으면 형 에서를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험한 야곱에게 자신감이 생겼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물론 사람과 겨루어 이긴 이스라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레아와 라헬의 여종과 그의 자식들을, 레아의 자식들, 야곱이 사랑하는 라헬과 요셉을 맨 뒤에 차례로 배치했습니다. 야곱이 앞에 섭니다. 형 에서가 나타나자, 야곱은 당시 왕 앞에 나갈 때 하는 예식대로 일곱 번 몸을 굽히면서 형에게 다가갑니다.  아버지 이삭의 축복에 따르면 에서가 야곱에게 몸을 굽혀야 하는데 반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야곱의 상황이 다급했습니다.

 

뜻밖의 일이 벌어집니다. 웬일인지 형 에서가 달려와서 야곱을 환영합니다. 목을 어긋 맞추어 안아주고 입을 맞추면서 서로 웁니다. 야곱과 에서가 커다란 전투를 벌일 것을 예상한 우리 독자들에게 싱거운 결말입니다. 누구보다 야곱이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형 에서가 눈을 들어서 야곱 일행을 보면서 누구냐고 묻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베푸신 은혜라고 답변합니다. 야곱의 부인과 자식들이 차례로 나와서 에서에게 절합니다. 야곱이 선물로 준비한 가축 떼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야곱은 말끝마다 에서를 “내 주”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낮춥니다. 준비한 선물을 받아 주길 간청합니다. 야곱은 20년 전 형을 속인 것을 보상하듯이 에서를 깍듯이 윗사람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에서가 자기와 함께 가자고 제안합니다. 야곱은 자기 일행은 지쳐 있으니 천천히 에서가 살고 있는 세일로 가겠답니다. 에서가 야곱을 도와줄 종들을 남겨놓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형과 작별합니다. 야곱은 형에게 말한 것과 달리 숙곳으로 갔습니다. 숙곳은 “머무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야곱과 형 에서가 이렇게 화해했습니다. 에서가 상남자로 등장하지만, 그에게서 하나님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야곱은 여전히 형 에서를 의식해서 세일로 가지 않고 숙곳으로 갔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과의 만남에서 살아남았듯이, 형 에서를 만나서도 살아남았습니다. 형과 화해했습니다. -河-

하나님과 씨름하기

좋은 아침입니다.

 

1.

주일 예배에서는 두 시간에 걸쳐서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하는 본문을 공부했습니다.

 

날이 밝으면

형 에서를 맞닥뜨려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야곱은 재산의 절반이라도 챙기기 위해서 가축 떼를 둘로 나누고

형 에서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서 형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야곱에게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형 에서를 극복하고 살아남는 것입니다.

야곱의 생각 속에는 에서 밖에 없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야곱이 가족까지 얍복강을 건너보내고

혼자 남아서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가장 외롭고 불안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밤새도록 씨름하셨고

그의 이름을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마지막에는 야곱의 요청대로 축복해 주셨습니다.

 

2.

지난주 설교에서

우리도 야곱처럼 하나님과 씨름하자고 제안하면서

시간상 나누지 못한 것을 오늘 보충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우선,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을 이끄는 운영체계가 하나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되는 것입니다.

 

매사에 믿음 안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하나님과 씨름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둘째,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앞에 놓고 당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제하실 수 있는 하나님 손에 문제를 맡깁니다.

문제를 일으킨 상황을 독수리의 시선(Bird’s eye view)으로 내려다볼 수 있을 때까지

기도와 말씀을 갖고 씨름합니다.

 

셋째,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입니다.

야곱은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는 것도 개의치 않고

하나님과 끝까지 씨름했습니다.

이름이 바뀌었고 결국 하나님의 축복도 받았습니다.

하나님과 씨름하는 사람은 끈질기게 살아남습니다.

 

넷째,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은

세상의 관습, 옛사람의 습관, 유행 등을 따르지 않습니다.

결국 없어질 세상 것들과 씨름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궁극적인 것(ultimate concern)”에  관심을 갖습니다.

신앙 안에서 각자의 인생관을 정립하는 과정입니다.

 

마지막 다섯째,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합니다.

하나님과 이웃과 평화를 도모합니다.

이것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입니다.

 

3.

하나님과 씨름한다는 것이

세상 일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 안에서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 앞을 막아서는 장애물을 뛰어넘고

신앙이든지 우리의 인생이든지

결국에는 중요한 과제를 풀어내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과 씨름하기를 원합니다.

그 과정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길 원합니다.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창32:28)

 

 

하나님

사람이나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과 씨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8. 10 이-메일 목회 서신)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3)

브니엘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자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찾아오셨던 벧엘과 하나님과 씨름했던 얍복강은 야곱의 신앙은 물론 인생을 받쳐주는 두 기둥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 집으로 가는 길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지팡이 하나 들고 외삼촌 집으로 가던 때입니다. 450여 마일 외삼촌 집으로 가는 것도 막막한 여정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땅에서 하늘로 사닥다리가 이어졌고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시고 그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이 일어나서 돌기둥을 갖다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곳 이름을 벧엘(하나님의 집)이라고 부릅니다. 야곱은 20년 외삼촌 집에서 지내는 동안 벧엘의 약속을 마음에 간직했고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견뎠습니다.

 

두 번째 얍복강 사건도 형 에서와 연결되지만, 상황은 반대입니다. 벧엘은 형을 피해서 고향을 떠날 때였고, 얍복강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형과 대면해야 합니다. 외삼촌과 작별했기에 다시 하란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벧엘과 똑같이 칠흑 같은 밤이었습니다.

 

얍복강의 야곱은 벧엘의 야곱보다 훨씬 힘든 상황입니다. 그때는 야곱 혼자였는데, 지금은 가족이 있습니다. 그때는 빈손이었는데 지금은 재산도 많아졌습니다. 그때는 형 에서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축복을 가로챈 야곱을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지금은 형 에서가 400명을 데리고 야곱을 만나러 오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 밤중에 홀로 있는 야곱을 찾아오셔서 밤새도록 씨름하셨습니다. 여기에 쓰인 히브리어 동사 <아바크>는 먼지(dust)라는 뜻과 함께 하나님과 야곱이 흙범벅이 되면서 뒹구는 모습을 알려준다고 지난주에 말씀드렸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과의 싸움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끈질기고 집요했습니다. 에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싸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십니다. 그래도 야곱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축복을 구합니다. 이제는 아버지의 축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꿔 주시면서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28절)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으니, 사람인 에서를 이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야곱이 하나님과 얼굴을 맞대고 보았는데 생명을 보전하였다고 기뻐하면서 그곳 이름을 “브니엘(하나님의 얼굴)”이라고 지었습니다. 야곱이 브니엘을 지날 때 해가 돋았고 야곱은 다리를 절었습니다. 그로부터 야곱은 평생 다리를 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싸워서 이긴 상처를 몸에 지니고 사는 복된 인생이 된 것입니다.

 

야곱이 힘들때 마다 찾아오신 벧엘과 얍복강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河-

 

하나님 편에 서라

좋은 아침입니다.

 

1.

토요일 새벽기도회 마치고

강단에서 기도하는데 문득

“하나님의 희로애락”이라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은 언제 기뻐하시고, 화를 내시고

슬퍼하시고 즐거워하실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성경은

하나님의 희로애락을 기록한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하나님께 돌아올 때 기뻐하십니다.

정의와 공의가 사라진 세상을 향해서 분노하십니다.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서 우상을 쫓을 때 슬퍼하십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희로애락을 이해하고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2.

제가 기도하면서 든 생각은

하나님의 희로애락과

우리의 희로애락이 과연 일치하는 지였습니다.

 

하나님께 나와서 기도합니다.

기쁘고 힘들고 슬프고 즐거울 때 기도하고

기쁘고 즐거운 일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와 하나님의 마음이 일치하는 지 궁금했습니다.

 

희로애락이 인생이라면

우리가 원하는 인생과 하나님이 바라는 인생이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 마음과 생각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바른 기도요 바른 신앙일 것입니다.

 

3.

짐 월리스의

<하나님 편에 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세상 속에서 추구해야 할 공동선에 관한 책입니다.

영어 제목도  “On His Side”이니 우리 제목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희로애락에 동참하는 기도,

하나님을 기쁘고 즐겁게 하는 신앙,

하나님 나라를 이 세상에서 경험하고 이루는 시도,

이 모든 것의 기본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입니다.

 

월리스의 한국어 번역 책 표지에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말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우리 편인지 아닌지 나는 관심이 없다.

나의 가장 큰 관심은

내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다.”

 

4.

지난 주일 예배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중심의 예배, 우리 중심의 신앙,

내가 잘되고 평안하고 복을 받으려는 자세를 내려놓고

하나님을 한 가운데 모시고 하나님의 희로애락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우리의 시선도 머물고,

하나님의 손길과 발길이 가는 곳에

우리도 가서 도우면서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기 원합니다.

 

그러면 이다음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

다음과 같은 칭찬을 들을 것입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25:35-36)

 

하나님 편에 서기 원합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삶을 살기 원합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신 6:5)

 

 

하나님

오늘도 주의 손과 발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8. 3 이-메일 목회 서신)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2)

얍복강

 

야곱에 관한 말씀은 야곱이 겪은 세 가지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야곱과 에서의 경쟁, 야곱과 외삼촌의 경쟁, 야곱 아들들의 경쟁.

 

야곱과 에서의 갈등은 가나안에서 시작했습니다. 외삼촌과의 갈등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갔던 하란이 무대입니다. 야곱은 20년 피난살이를 마치고 고향 가나안으로 돌아와서 정착했습니다. 훗날 야곱과 그의 가족은 요셉이 있는 이집트로 피난 갑니다. 야곱 자신이 말하듯이 그의 삶이 험난한 것이 사실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이 사는 하란으로 피난 갈 때, 길에서 혼자 노숙하다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야곱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시며,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지내는 동안 벧엘의 하나님을 잊지 않았고,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을 야곱 자기 하나님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도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키셨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듯이, 야곱은 도망치듯이 외삼촌 집을 빠져나왔는데 하나님께서는 외삼촌과의 화해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외삼촌이 야곱을 잡으려고 쫓아 왔는데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서 야곱과 외삼촌의 아름다운 이별로 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야곱의 삶에 깊이 관여한 결과입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이 가나안 땅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입니다. 20년 동안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마음이 한없이 무겁습니다. 형 에서를 대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삼촌보다는 자기 목숨을 노리고 있던 형 에서가 훨씬 어려운 상대입니다.

 

야곱은 다시 하란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형 에서를 대면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야곱이 사람을 보내서 동정을 살핍니다. 형이 400명의 사병을 거느리고 야곱을 만나러 온답니다. 야곱은 에서의 분노가 풀리지 않았음을 직감했습니다. 선물을 갖고 형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형 에서와 대면할 계획을 세우고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형 에서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야곱이 가족들을 모두 강 건너로 보내고 자신은 얍복강 가에 혼자 남았습니다. 처음 하란에 갈 때 벧엘에서 돌 베개를 베고 자던 때보다 훨씬 외롭고 힘든 밤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야곱이 밤새도록 하나님과 씨름합니다. 야곱은 필사적으로 하나님과 싸웠고 야곱답게 결국 이깁니다. 이름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라는 뜻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대신 야곱은 둔부의 힘줄이 끊어지는 상처를 입었고 평생 다리를 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손길을 몸에 간직한 야곱은 기쁨이 넘쳤습니다. 벧엘의 밤에 이어서 얍복강의 밤은 야곱의 인생을 밝히고 인도하는 빛으로 변했습니다. -河-

 

늘 바쁜 일로 쫓기는 삶

좋은 아침입니다.

 

1.

현대인의 특징은 바쁨입니다.

비즈니스(business)라는 말을 패러디해서

영어 비지니스(busyness)라는 말이 생길 정도입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내가 왜 이렇게 바쁘지?”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몸과 마음이 바쁜데 뭔가 멍- 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는 시간 관리에 관한 정보가 넘칩니다.

한국에도 소개된 Atomic Habits(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은

아마존에서 10만이 넘는 리뷰를 받을 만큼 인기입니다.

 

그런데

시간 관리에 관한 책이나 강연을 들으면, 대개 아는 내용입니다.

몰라서 못 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 실천하지 않은 것이지요.

책을 사서 읽다가 중간쯤 덮게 되는 이유입니다.

 

2.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시간(역사) 속에서 일하십니다.

창세기 1장에 6일이라는 시간 단위가 나오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했습니다.

 

영원이라는 시간, 순간이라는 시간

세상의 시간, 개인의 시간

지나가는 시간 크로노스, 포착해서 즐기는 카이로스 등등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그러니 하나님 안에서 산다는 것은

주어진 시간을 하나님과 더불어 산다는 뜻입니다.

시간을 구별하는 것도  거룩입니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 나라이고 영원일 것입니다.

이다음 하나님 나라에서 경험할 것을

지금 누리는 최고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3.

이것도 알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 적용하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늘 바쁜 일로 쫓기며 살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정녕 누려야 할 영원한 시간을 소홀히 합니다.

주일 예배에 와서도 다른 생각을 하거나,

간신히 기도하고 말씀 읽는 시간을 만들었지만,

여유가 없고 조바심이 나서 서둘러 마무리합니다.

 

기도하고 성경만 읽으려고 하면

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스쳐서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영적 전쟁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4.

시간을 떼어놓아야 합니다.

하루에 10분, 30분, 한 시간 이런 식으로 떼어놓기보다는

아침 7:00- 7:30, 저녁 10:00-11:00와 같은 식으로 시계 속의 시간을 떼어 놓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시간은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고 말씀 읽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를 시작하거나, 끝날 때

꼭 기도하고 말씀 읽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간혹,

“목사님, 저는 기도하고 말씀 읽는 시간이 습관이 되었는데,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죄책감이 듭니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할 수 있고, 듣는 것 만도 감사하고 기쁩니다.

기도하고 말씀 읽는 것이 습관이 된 분의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 이런 고백 또는 고민을 많이 듣고 싶습니다.

 

위에 소개한 <아주 작은 습관>에서 강조하듯이

작은 것이 습관이 되면 신앙의 내공이 저절로 키워지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의 달인(達人, master)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하고 말씀 읽는 시간,

하나님 안에서 사는 행복을 절대 놓치지 맙시다.

 

우리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송축하리로다

할렐루야 (시편115:18)

 

하나님

우리의 시간에 주인이 되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7. 27 이-메일 목회 서신)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11)

야곱이 고향을 떠나서 외삼촌이 있는 하란으로 오는 길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돌베개를 베고 자고 있는데, 하늘 문이 열리고 사닥다리가 하늘과 땅으로 이어진 꿈을 꾼 것입니다. 벧엘의 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후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고, 야곱이 어디로 가든지 함께 하시고, 결국에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창28:13-15)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20여 년을 지내는 동안 벧엘에서 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마음에 품고 버티며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열한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주셨습니다. 라헬과 레아 그리고 그들의 종을 통해서 얻은 자식들이니 야곱의 후손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는 하나님 약속이 성취될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야곱이 외삼촌 집에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셔서 그가 가는 곳마다 하는 일마다 복이 임했습니다. 외삼촌도 인정할 정도로 야곱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한 가지 하나님의 약속은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 외삼촌을 찾아가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외삼촌은 허락하지 않아서 6년을 더 외삼촌 집에 있었습니다.

 

야곱의 양 떼가 늘어나면서, 외삼촌의 아들들이 야곱을 시기합니다. 아버지 재산을 가로채서 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야곱이 그 이야기를 듣고 힘들어할 때 벧엘에서 만났던 하나님이 야곱을 찾아오셔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두 사건이 절묘하게 맞았습니다.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합니다.

 

야곱이 우선 레아와 라헬, 두 부인을 불러서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20년 동안 외삼촌은 열 번이나 품삯을 속이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외삼촌 집에 있으면 분쟁은 심해지고, 빈손으로 쫓겨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알립니다. 알고 보니 레아와 라헬도 아버지에게 쌓인 것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자기들의 지참금을 챙겨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곱 가족이 가나안을 향해서 길을 떠납니다.

 

야곱이 떠난 것을 뒤늦게 발견한 외삼촌이 형제들과 함께 야곱을 따라잡습니다. 야곱이 자기 가족의 신 드라빔을 훔쳐 갔다는 것입니다. 라헬이 훔쳤는데, 라헬이 아버지를 속이면서 위기를 넘깁니다. 마침내 야곱과 외삼촌 라반이 돌을 쌓고 서로 화해하고 언약을 맺습니다. 깔끔한 작별입니다.

 

창세기 본문은 하나님께서 벧엘의 약속을 모두 지키셨음을 강조합니다. 야곱에게 자녀들은 물론 많은 재산이 생겼습니다. 야곱이 하란에 있는 동안 늘 함께 하셨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야곱에게 하란에서의 20년이 힘겨운 나날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깊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