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1.

미국 사람들에게

맥도널드의 “빅맥”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라면”이 있습니다.

 

빅맥은 1967년 펜실베이니아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가격은 0.45센트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22년 기준으로 $3.95).

 

우리나라 라면의 역사는 1963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의 노동자들이

미국 부대에서 흘러나온 “꿀꿀이 죽”을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하면 더 서글퍼지는군요)

단돈 5원에 사 먹기 위해서 줄을 길게 섰습니다.

 

그것을 본 삼양식품의 창립자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라면 제조 기술을 배워와서

1963년 9월 15일에 처음으로 삼양라면을 세상에 출시했습니다.

꿀꿀이 죽보다 비싼 10원에 팔았지만,

30원 하던 김치찌개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엊그제 9월 15일,

우리나라 라면이 회갑을 맞았습니다.

 

2.

쌀이 부족하던 1960-70년대,

정부는 보리나 콩을 섞어서 먹는 혼분식을 장려했습니다.

저도 국민(초등)학교 때 점심시간이 되면

선생님들이 도시락 검사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보리밥이 절반을 차지하지 않으면 벌을 받던 시절입니다.

라면이 쌀 부족을 톡톡히 메꿔주었습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매운맛이 가미된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까지

다양한 라면이 경쟁적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떡볶이에 라면을 넣은 “라볶이”도 유행했습니다.

 

꼬들꼬들한 면발은 물론

국물까지 호로록 마시는 라면 먹기의 정석,

과자처럼 라면을 부숴서

그 위에 스프를 끼얹어 먹는 라면 먹기의 변칙,

꿀꿀이 죽에서 시작된 부대찌개에 라면을 넣어 먹는 아이러니,

건강을 생각해서 자제하다가도 불현듯 생각나는 라면의 치명적인 유혹!

 

우리 국민의 라면 사랑은 여전히 식지 않아서

국민 한 명당 한 해에 77개의 라면을 먹는다니,

거의 4-5일에 한 번은 온 국민이 라면을 먹는 셈입니다.

 

라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라면 업체들의 매출 절반이 해외에서 옵니다.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도 대한민국이 아닌 베트남입니다.

라면 업체들이 BTS 멤버까지 광고 모델로 쓰면서 홍보하는 이유입니다.

 

라면 출시 60주년을 맞은 삼양 라면은

음식과 과학을 융합한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앞으로 라면의 진화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3.

삼양 라면이 60주년을 맞은 9월 1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인구의 9.2%가

장기적인 식량 부족으로 고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인구 10명 가운데 한 명이 기아선상에 있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기아 인구는 더 심해졌답니다.

 

모든 사람이 최소한 먹거리는 해결하는 것이

창조주 하나님의 뜻임에 틀림이 없으니

세상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없어지길 기도할 뿐입니다.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신 15:4)

 

하나님,

배고픈 이웃을 돌봐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하 목사 드림.

(2023. 9. 21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