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직무

좋은 아침입니다.

 

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때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웃어 넘길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도

국가의 기밀을 사적으로 관리한 것을 비롯해서 정직성이 문제입니다.

워낙 돈 많은 특권층에 속하니

힘없는 서민들 입장에서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열흘이 지나면

앞으로 4년을 이끌어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것입니다.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현재 조국 대한민국도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들로 인해서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는데

요즘 지도자들의 모습 속에서

귀감과 품격을 찾기 힘드니

우리 같은 범인들의 마음만 타 들어갑니다.

 

2.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왕이 세워지는 걱정하셨습니다.

 

왕이 세워지면 그들이 백성들을 위해서 일하기 보다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고

백성들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을 염려하신 겁니다.

 

그래도 왕이 세워지면

왕 한 명에게 권력이 집중되기보다

제사장과 선지자들이 균형을 맞춰서

세상을 이끌어 가길 원하셨습니다.

 

구약성경 신명기 (17:14-20)에서

왕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려 주셨습니다.

그만큼 왕업(kingship)을 염려하신 것입니다.

 

– 반드시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왕으로 세워야 합니다.

타국인은 왕이 될 수 없었는데, 이들은 하나님이 아니라

다른 신들과 그들이 섬기는 점쟁이를 따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병마를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을 희생시키는 과도한 군비경쟁이나 전쟁을 피하라는 뜻입니다.

 

– 아내를 많이 두지 말고,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쌓아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내를 많이 두면 쾌락에 빠지고 도덕성을 상실합니다.

권력을 이용해서 재산을 축적해서도 안됩니다. 왕의 자기관리 능력입니다.

 

– 율법서를 옆에 두고, 평생 동안 배우고 그대로 지켜 행하라고 했습니다.

왕에게는 하나님 말씀을 비롯한 일정 수준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평생 동안 겸손히 배워야한다는 말씀입니다.

 

– 교만해져서 백성들을 업신여기지 말고, 계명을 따라서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으면

자손 대대로 왕의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3.

시대가 바뀌었지만

신명기 말씀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 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공합니다.

 

절대로 우상을 섬기지 말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 충실하고,

자기 관리에 엄격하며

무엇보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펴라는 것입니다.

 

조국 대한민국과 우리가 사는 미국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진실된 지도자가 세워져서

나라가 평안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을 막론하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복을 주시리로다 (시편115:13)

He will bless those who fear the Lord, both the small and the great (Psalms 15:13)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지도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 그리고 사랑이 펼쳐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10.28 이-메일 목회 서신)

조력자

좋은 아침입니다.

 

1.

엊그제 화요일 저녁은 조금 슬펐습니다.

괜히 아내에게 툴툴거렸고

아내는 제 불평을 모두 받아 주었습니다.

제 기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네 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탓입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음 날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들으니

자이언츠 팬들이 모두 잠을 설칠 만큼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참빛 식구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2.

상대팀 시카고 컵스는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입니다.

시카고에서 두 번을 졌지만

샌프란에 와서 그 전날 연장 끝에 극적인 승리를 챙겼습니다.

 

엊그제 경기도 9회 직전까지 거의 완벽했습니다.

매튜 무어라는 투수가 8회까지 잘 막아주었습니다.

5대 2라는 점수도 안심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팀에나 올 수 있다는 9회의 비극이

바로 우리 동네 야구팀에 생겼습니다.

감독이 투수를 5명이나 올렸지만

결국 4점을 주고 6대 5로 역전패를 당한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고질적인 약점인

불펜이 화를 자초했습니다.

이럴 수가 ㅠㅠ

 

3.

8회까지 잘 던진 투수

매튜 무어는 우리 큰 애보다 한 살 많은 젊은 투수입니다.

공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서 멕시코에 살다가 야구 선수가 되었고

18살에 프로야구에 입문해서 바닥부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입니다.

 

2011년 자신의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고

올스타에 선발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어깨 수술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지난 8월 자이언츠로 팀을 옮긴 이후에는

LA다저스를 상대로 9회까지 노히트 게임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도 투 아웃을 잡고 마지막에 안타를 맞아서 꽤 안타까웠지요.

 

엊그제도 8회까지 잘 던졌습니다.

결과론이지만

9회까지 맡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3.

매튜 무어가 8회까지 잘 던졌지만

그를 돕는 투수들이 게임을 망쳐 놓았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돕는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혼자서 어떤 일을 완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거의 다 해 놓아도 마무리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고

처음부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조력자(helper), 동역자(co-worker),

때로는 좋은 멘토(mento)를 만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참빛 식구들의 인생길 이곳 저곳에

좋은 조력자들이 예비되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참빛 식구들이 누구에겐가 귀중한 조력자가 되신다면 더욱 좋겠지요.

 

우리의 힘이 되시고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께서 계심을 믿고 말입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편 1-2절)

I lift up my eyes to the hills. From where does my help come?

My help comes from the Lord, who made heaven and earth. (Psalms 121:1-2)

 

하나님 아버지

오늘 하루도

참빛 식구들의 도움이 되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10.13 이-메일 목회 서신)

명철

좋은 아침입니다.

 

1.

집주인이 집에서 세차를 못 하게 하니

돈을 내고 세차를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뜸하게 세차를 하게 됩니다.

 

올해는 두 달 전쯤 한번 세차를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실내는 자주 청소한답니다.

 

게다가

세차만 하면 다음 날 비가 오는 징크스가 있어서

좀처럼 세차를 즐기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세차를 하지 않으면

앞유리는 괜찮아도

백미러나 옆과 뒤 유리창에 먼지가 낍니다.

 

안경에 먼지가 가득 찬 것과 비슷해지니

운전할 때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마음을 먹고

자동차 유리창을 물걸레로 청소했습니다.

아주 말끔하게 닦지 않았는데도

백미러로 보는 세상이 맑고 뚜렷합니다.

 

얼마나 시원하고 또 안전하던지요!

 

2.

오늘 새벽에는

잠언 5장 말씀을 나눴는데

처음 두 구절에 잠언의 핵심단어들이 거의 모두 등장했습니다.

 

내 아들아 내 지혜에 주의하며 내 명철에 네 귀를 기울여서

근신을 지키며 네 입술지식을 지키도록 하라. (잠언 5:1-2)

My son, be attentive to my wisdom; incline your ear to my understanding,

that you may keep discretion, and your lips may guard knowledge. (Proverbs 5:1-2)

 

여기서 눈에 띄는 단어가 “명철”입니다.

명철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총명하고 사리에 밝다”는 의미입니다.

 

영어 성경은 “이해력”을 뜻하는

understanding으로 번역했습니다.

히브리어로 “테부나”라고 쓰는데

분별력 또는 이해력을 뜻합니다.

 

이처럼 명철 또는 총명은

눈이 밝아지고 귀가 밝아져

세상 이치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3.

청소하기 전의 제 자동차 백미러처럼

세상을 보는 눈이 뿌옇다면

세상의 이치를 분별하기 힘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명철을 갖고 산다면

세상을 훨씬 바르게 이해하고

가야 할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겠지요.

 

잠언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명철을 구합니다.

 

참빛 식구들께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명철로

세상을 옳게 파악하고, 분별하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인생길을 걸어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이

주님께서 주시는 명철로 세상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10.6 이-메일 목회 서신)

할렐루야 시편

좋은 아침입니다.

 

1.

이번 주면

새벽기도회에서

지난 5월부터 읽어온 시편을 마칩니다.

 

시편은

구약 성경의 <성문서(The Writings)>에 속해 있습니다.

다섯 권으로 구성된 성문서는 각기 특징이 있습니다.

 

욥기는

의인에게 임하는 고난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규칙대로 진행되기보다

얼기설기 얽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편은

하나님 백성의 예배입니다.

시편에는 찬양과 기도

그리고 지혜와 말씀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잠언은

하나님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알려줍니다.

 

전도서는

우리 인생의 좌표를 미리 끝에다 갖다 놓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지금 이 순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을 누리는 것이 행복이랍니다.

 

아가서는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을 통해서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연인처럼 친밀하고 달콤해야 함을 깨우쳐줍니다.

 

2.

시편은 모세 오경을 본떠서

다섯 권의 커다란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편의 마지막 다섯 장은

할렐루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끝나는 “할렐루야 시편”들입니다.

 

“할렐루-야”

여호와를 찬양하라!

Praise the Lord!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익힐 수 있는

하늘나라 언어가 있다면

뭐니뭐니해도 “할렐루야”일 것입니다.

 

다섯 묶음으로 된 시편,

마지막 다섯 장의 앞뒤에서

할렐루야를 외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매일 매일 우리의 삶이

할렐루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마무리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빛식구들의 신앙과 삶에

주님을 찬양하는 기쁨, 은혜, 능력

간증과 고백이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선함이여

찬송하는 일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 (시편 147:1)

Praise the Lord!

For it is good to sing praises to our God;

for it is pleasant, and a song of praise is fitting. (Psalms 147:1)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의  삶이

찬양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9.22 이-메일 목회 서신)

성급함

좋은 아침입니다.

 

1.

소비자를 보호하는 미국의 정부기관에서

삼성의 신제품 갤럭시 노트7의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충전하는 과정에서 과열로 화재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면서

삼성 측에서는 이미 리콜을 통지했지만

결국 미국 기관이 공식적으로 리콜을 명령한 것입니다.

 

저는 기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경쟁사인 애플을 의식해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시판한 것 같습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웰스파고 은행이

고객 정보를 도용해서

2백만 개가 넘는 가짜 계좌를 만든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억 불에 달하는 손해배상이 결정 났지만

자신도 모르게 은행 구좌가 열리고

수수료가 빠져나간 고객들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일입니다.

 

계좌를 열라는 상당한 압박이 직원들에게 가해진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몇 개의 계좌를 열었는지 점검하고,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계좌 만드는 것을 묵인했다는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적을 올리려는

성급함에서 비롯된 잘못(범죄)입니다.

 

2.

무한 경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세상이 적자생존의 정글로 변하고 있습니다.

 

조직 자체는 물론

조직에 속한 개인에게도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고,

남들보다 빨리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을 거슬러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꾸는 것은 더욱 힘듭니다.

 

그러니 발만 동동 구르고

때로는 혼자 괴로워하고

때로는 체념한 채 세상 조류에 편승해서 살아갑니다.

 

3.

정기적으로,

세상의 흐름에서 빠져나와서

멀찍이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세상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성으로

구별된 삶을 살기로 다시 생각하고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혼자서 고민하고 살아남기 힘들 때는

신앙 동지들의 격려,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힘을 모아서 구조를 바꾸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우리 참빛 식구들이 서로에게 신앙의 동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참빛 공동체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거친 세상 속에서

주님을 의뢰하고

주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주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걸어가실 참빛 식구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새벽에 읽은 다윗의 고백이 힘이 됩니다.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주의 변함없는 사랑에 대해서] 듣게 하소서.

내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내가 다닐 길을 알게 하소서.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드림이니이다. (시편 143:8)

Let me hear in the morning of your steadfast love, for in you I trust.

Make me know the way I should go, for to you I lift up my soul. (Psalms 143:8)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의 발걸음을 인도하시고

가야 할 길을 밝히 보여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9.15 이-메일 목회 서신)

손때 묻은

좋은 아침입니다.

 

1.

지난 달 둘 째까지

대학원 공부를 위해서 데이비스로 올라가면서

우리 집은 말 그대로 빈 둥지(empty nest)가 되었습니다.

 

새벽기도회를 쉬는 이번 주간,

조금 넓고 햇볕도 잘 들어오는

아이들 방으로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10년여 쓰던

책상을 먼저 해결해야했습니다.

 

처음 샌프란에 왔을 때

오피스 디포에서 구입해서 하루 종일 조립했던 책상인데

이제 수명을 다한 것입니다.

 

조립했던 때와 반대로

해체작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책상에 묻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상 바닥의 칠도 벗겨지고

아이들의 손때가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이 놈들이 이렇게 공부했구나”

마음이 짠- 했습니다.

 

그냥 넘기기가 아쉬워서

사진을 찍어 보관해 놓았습니다.

한가할 때 아이들에게 보내줘야겠습니다.

 

2.

어떤 물건에 손때가 묻었다는 것은

주인이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예전에는

평생 한 권의 성경책만 보신 어르신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분들의 성경책을 보면

‘너덜너덜’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손때가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성경번역본의 종류도 많고

셀폰에서 성경을 읽을 수 있으니

손 때 묻은 성경책을 볼 기회가 점점 줄어들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어머니의 언더라인>이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파주의 잔디를 덮고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 흐르는 달빛에 산천이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님의 유품은 그것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가 헐어 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耳順(이순,60)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至高(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동양의 깊은 달밤에 더듬거리며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 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 소리.

-박목월-

 

성경책을 한권 지정해서

줄을 치고, 여백에 메모도 하고

손 때를 묻혀가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119:105)

Your word is a lamp to my feet and a light to my path. (Psalms 119:105)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을 주의 말씀을 사랑하고

주의 말씀으로 참빛 식구들의 가는 길을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9.8 이-메일 목회 서신)

깨어 있으라

지난주 홀연히

우리 교회 최고 연장자이셨고

어머니셨던 박재순 권사님께서 하나님께 가셨습니다.

 

주일 예배는 물론 친교까지

평소대로 밝게 웃으시며 마치고 헤어졌기에

더욱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모임에서

축복기도 하시다가 주님께 가셨고

올해 93세를 맞으신 권사님 소원대로

앓지도 않고 하나님께 가셨으니 위로가 됩니다.

 

교회에서

권사님의 위치가 굳건한 기둥처럼 든든했고

준비할 기회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나셨기에

한 주간 내내 권사님이 그립고 허전했습니다.

 

그러면서

2주 전에 나눴던 마가복음 13장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마지막 날은

하나님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깨어서 그날을 준비하는 것뿐입니다.

예수님 말씀이 이렇게 실감이 날 수가 없습니다.

 

어느덧 9월이 되었습니다.

새달을 맞을 때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예수님께서 지금 당장 오셔도

내어 드릴 것이 있는 준비된 삶을 살기 원합니다.

 

주인이 맡겨주신

달란트를 잘 관리하고 선용해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듣기 원합니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마태복음 25:21)

Well done, good and faithful servant. You have been faithful over a little;

I will set you over much. Enter into the joy of your master. (Matthew 25:21)

 

하나님 아버지

우리와 함께 하셨던 신앙의 선조들의 신앙과 뜻을 본받게 하시고

저희도 날마다 깨어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9.1 이-메일 목회 서신)

이제 말하기를

좋은 아침입니다.

 

1.

요즘 새벽기도회에서는

시편 120편부터 시작되는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를 읽고 있습니다.

 

시편의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시편 120-134편)는

마가복음 연속 설교를 마무리하는 대로

올 하반기에 살펴볼 말씀이기도 합니다.

 

어제 본문이었던

시편 124편은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로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회상하면서

성전에 올라가는 예배자들의 노래입니다.

 

[그때]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If it had not been the Lord who was on our side

 

이집트 군사들이 쫓아오고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고 있을 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편에 계시지 않았더라면

이스라엘은 거기서 모두 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홍해를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셨습니다.

 

물이 없고 칠흑같이 깜깜한 광야 길을 걸을 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편에 계시지 않았다면

40년 광야를 통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 기둥과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해 주셨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이시고

반석을 쳐서 물이 나오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이스라엘을 구해 주셨고

언제나 이스라엘 편이 되어 주셨습니다.

 

2.

시편 124편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와 함께 해주시고

우리 편이 되어 주셨던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를 회상해 보길 부탁드렸습니다.

 

우리 역시 삶의 구비구비마다

하나님의 손길이 임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하나님께서는 절묘한 타이밍으로

자신이 우리 편임을 알려주셨습니다.

 

크고 작은 일 속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임해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생의 골짜기에서,

심지어 무심코 운전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고,

지금 돌아봐도 시편 기자와 똑같은 고백이 나옵니다:

[그때]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If it had not been the Lord who was on our side

 

3.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걸어갈 앞길에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우리 편이 되어 주실 것을 믿고 의지하는 근거가 됩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셨던 일들을 회고해 보고

그것을 발판 삼아서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참빛 식구들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지금까지 우리 편이 되어주시고 함께 해 주셨던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8.26 이-메일 목회 서신)

                   

더불어 살기

좋은 아침입니다.

 

1.

오늘 아침

구글 뉴스 가운데 흥미로운 기사가 떴습니다

 

두바이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 여성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예정일을 5주 앞두고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3만 6천 피트 상공에서

예기치 않게 순산을 하게 된 것입니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두 명의 간호사들이

자원해서 출산을 도왔답니다.

 

아기의 이름을

“안식처, 항구, 피난처”라는 뜻의

“헤이븐 (Haven)”으로 지었습니다.

 

운항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경사를 맞은 항공사 측은

이 아기가 평생 공짜로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백만 포인트의 항공권을 제공했습니다.

 

비행기는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점검하기 위해서 인도를 경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행시간이

평소의 두 배인 18시간에 육박했지만

불평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고

모두 축하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제 마음도 훈훈해졌습니다.

 

2.

세상이 험하고

사람들의 마음도 각박해진다는 말을 듣습니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모두 바쁘게 지내다 보니

방해를 받거나 일정이 지연되면 짜증을 냅니다.

 

그런데 종종 신문에 보도되는

일종의 미담들을 접하면서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이 아직 아름다움을 확인합니다.

 

이웃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면서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입니다.

 

3.

예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빛과 소금을 보내셨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맛을 잃어가는 세상에 살맛을 부여하는 사명입니다.

 

지난주 설교에서 살펴보았듯이,

죽음이 판치는 곳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하는 사명입니다.

 

갈등과 분열이 있는 곳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전하는

화평케 하는 자로 세우셨습니다.

 

우리 동네에 이름을 준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의 기도로

오늘 하루를 열기 원합니다.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ine Master,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to be loved, as to love.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하나님 아버지

평화의 도구로,

세상을 밝히고 맑게 하는 참빛 식구들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8.19 이-메일 목회 서신)

달음질

좋은 아침입니다.

 

1.

요즘 브라질에서는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서

각국의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해서 실력을 겨루는 장(場)이니

어느 한 경기도 소홀이 할 수 없는 멋진 경쟁이 치뤄집니다.

 

대한민국 선수들도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나 되어야 관심을 갖는

펜싱이나 양궁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비인기 종목에서 자신의 길을 걷는 선수들이 대견해 보입니다.

 

오늘은

NBC에서 중계하는 수영 50m 자유형 예선을 보았습니다.

단거리이다 보니 선수들의 기록이 1초 내에서 결정 납니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 8명 가운데 7명의 성적이21초대입니다.

1초 내에서 승부가 결정 났습니다.

컴퓨터의 도움이 아니면 육안으로는 판정을 내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4년을 준비하고 올림픽에 나와서

20초 동안의 시합에서 결판이 납니다.

물론100m 육상의 우사인 볼트는 10초 안에서 승부를 결정짓기도 하네요.

 

이들의 집중력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20초 또는 10초의 경기를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준비했다고 생각하니

선수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사도바울도

로마의 도시들을 방문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원형경기장에서 달리기를 관전했던 것 같습니다.

 

선수들은 규칙대로 경기합니다.

정해진 방향으로 달려야 합니다.

끝까지 경기해서 우승을 차지해야 면류관을 얻습니다.

 

사도바울은 신앙을

달리기에 비교했습니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고전 9:24)

Do you not know that in a race all the runners compete,

but only one receives the prize? So run that you may obtain it. (1 Cor 9:24)

 

마라톤과 같았던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달려갈 길을 모두 달렸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딤후 4:7-8)

I have fought the good fight, I have finished the race, I have kept the faith. (2Tim 4:7)

 

3.

우리도 각자의 처소에서 인생의 경주를 합니다.

한 명에게만 주는 면류관을 위해서 힘을 다해서 경주할 때도 있고,

우승은 아니라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달리고 또 달립니다.

 

그 길이 쉽지 않습니다.

“내”가 걷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느껴질 때가 다반사입니다.

그래도 눈 딱 감고(?) 달려야겠지요!

 

참빛 식구들 모두

완주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생명의 면류관을 받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지켜보시고

행여나 중도에 포기할 까 조바심을 내며 응원하시고

결승점에 들어올 때는 기립박수를 쳐 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 백성답게 멋지게 달립시다.

 

하나님 아버지

참빛 식구들의 인생의 경주에

함께 해 주시고 힘을 더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6.8.1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