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2) : 은혜와 평강을 입은 자들

요즘 새벽기도회은 날이 일찍 밝아서 새벽기도회가 아니라 아침기도회라고 불러야 할 정도입니다. 다섯 시에 일어나는 것이 겨울철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것도, 교회에 도착하면 화단의 식물들이 맞아주는 것도 이미 하루를 시작한 느낌입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이즈음이 새벽기도회를 하기에 참 좋은 시절인 것 같습니다.

교회 가까이 계시는 성도님들께 새벽기도회를 권합니다. 구약의 전도서 기자가 알려주듯이 무슨 일이든지 때가 있습니다. 일 년 중에 기도할 때를 찾는다면 요즘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쉬지 않고 기도해야 합니다, 감사할 때는 찬양으로, 힘이 들 때는 간구로, 마음이 복잡할 때는 침묵으로, 다급할 때는 외치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서 성도님들 각자의 인생이 세워지고 주님의 교회도 기도로 세워짐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지난주부터 에베소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특별히 에베소서의 첫 여섯 구절을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자기 정체성이라고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 훨씬 쉽게 그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어떤 일을 착수하면 갈팡질팡하거나 포기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앙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발견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며,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사는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또한 지난주에는 성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신실한 자라고 우리들의 정체성을 확인했습니다. 성도라는 말이 얼마나 귀하고 높은 말인지 깨달았습니다. 신실한 자로 사는 것은 성도라면 마땅히 해야 할 바입니다.

에베소서 1장 2절이 알려주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은혜와 평강을 입은 자들”입니다. 은혜와 평강은 신약성경이 기록될 당시에 세상 사람들의 인사법이었습니다. “신의 가호를 빈다”는 말과 비슷하게 사람들은 각 사람들이 믿는 신이 은혜와 평강을 내려주길 빌어주었습니다. 사도바울도 당시의 인사법을 도입해서 에베소 교회에 인사합니다. 그런데 앞에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이것이 새롭게 정의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그러니 아버지되신 하나님과 주님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평강이 임한 것입니다. 이렇듯 그리스도인들에게 임한 은혜와 평강은 세상의 것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은혜와 평강이 임하는 뿌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임한 은혜와 평강은 하나님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로부터 임하는 사랑입니다.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우리 안에서 은혜와 평강을 누리게 하시는 분인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이렇게 예수님 안에서 신실한 성도들이 누리는 은혜와 평강은 삼위 하나님의 합력을 통해서 임하는 놀라운 신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이 날마다 우리 삶에 임하길 간절히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