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은혜

사순절을 맞아서 로마서5장 전반부(1-11절)를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로마서는 예수님을 믿고 그리스도인이 된 로마의 교인들에게 보낸 바울의 편지입니다. 로마라는 지역 특성상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믿고 기독교로 개종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들에게 예수님을 믿는다는 의미가 무엇이고(1-4장), 예수님을 믿었을 때 어떤 은혜가 임하며(5-8장),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12-15장)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당시에는 예루살렘에 살던 유대인들이 로마로 이주해서 살기도 했는데, 이들 가운데 예수님을 믿고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와 구약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고 있었던 유대인들이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에 대해서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았을 것입니다. 바울은 구약성경과 비교해 가면서 왜 예수님을 믿는 것이 진리인지 설명합니다.

 

이번에 살펴보는 로마서 5장은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은혜와 특권을 설명하는 본문(5-8장)의 서두입니다. 1절에서 바울은 앞에서 전했던 복음을 요약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으니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는 제안입니다. 2절부터는 믿음으로 은혜에 들어가고 그 안에 서서 주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할 것을 본격적으로 제안합니다. 신앙은 예수님을 믿음으로 은혜 속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서서 주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은혜 속에 들어갔을 때, 어떤 어려움이 와도 견딥니다. 인내를 통해서 연단을 이룹니다. 하나님 백성으로 성숙하고 멋진 성품과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소망으로 나갑니다. 여기서 소망은 환난을 극복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부터, 하나님 나라를 향한 소망과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표현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믿음 가운데 소망으로 나갑니다. 소망이 우리를 살리고, 견디게 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갑니다.

 

믿음과 소망은 사랑을 통해서 우리에게 임합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신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우리에게 쏟아 부어졌다고 했습니다. 선별적으로 부어진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그리고 지속해서 부어졌습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 예수님께서 경건하지 못한 자를 위해서 죽으셨다는 말씀을 나눴습니다. 연약함은 말 그대로 힘이 없는 상태입니다. 하나님을 찾을 힘이 없으니 경건하지 못한 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 우리의 힘이 되셨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우리를 위해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사랑을 확증해 주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음 주에는 “우리가 아직 원수 되었을 때”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화평케 되었다고 알려줍니다. 연약한 자, 죄인, 원수로 진행되면서 정도가 심해지는데 하나님의 사랑은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 사랑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주님의 사랑과 은혜 속에 믿음으로 들어가길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