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1장 – 무화과 나무의 비극

속회 공부에서 마가복음을 마쳤습니다. 일년 이상 걸어온 긴 여정이 었습니다. 한 달에 한번 모여서 공부하다 보면 앞에서 배운 것을 잊어버리기 쉬워서 이번 달에는 마가복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주일 예배에서도 작년에 그랬듯이 앞으로 6-7주 동안 마가복음의 뒷부분을 다시 살펴볼 예정입니다.

 

마가복음은 복음서 가운데서 가장 짧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말씀입니다. 혹자는 마가복음속의 예수님을 섬기는 종 또는 “묶인 사자”로 표현했습니다. 마가복음의 예수님은 처음부터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모습은 힘겹습니다. 일찌감치 유대 지도자들의 견제와 도전에 직면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하나님 아들로서 보여주시는 기사와 이적에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따르고 믿지만 예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늘 따라다닙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꿋꿋하게 복음을 전하십니다.

 

마가복음 속의 제자들은 약간 어리석어 보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가장 괜찮아 보이는 베드로 역시 예수님을 향해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것이라는 말씀에 반발하다가 “사단”이라고 호되게 야단을 맞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예수님을 세 번씩 부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부족해 보이는 제자들과 끝까지 함께하시면서 다음 세대의 복음전도자로 훈련시키십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끈기를 배웁니다.

 

오늘부터 살펴볼 마가복음 말씀은 일주일 남짓 행하신 예수님의 예루살렘 사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약성경의 예언대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셨습니다. 로마 정권을 물리치고 다윗의 왕국을 세울 것을 기대했던 백성들은 종려나무를 흔들며 “호산나(구원하소서)”를 외쳤습니다.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깨끗이 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간절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하셨습니다. 예루살렘 지도자들과 구태의연한 신앙에 빠진 백성들을 질책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의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가리킵니다.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는 겉은 요란하지만 실속이 없던 당시의 종교를 비판하신 상징적인 사건입니다.제자들에게는 “하나님을 믿으라”고 명료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열매를 맺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이나 전통에 얽매인 종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은혜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진실되고 힘 있는 신앙을 갖기 원합니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