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시는 예수님: 가나 혼인잔치에서

오늘은 추수 감사주일입니다. 앞에 “추수”가 들어 있는 것은 추수감사절이 농경 사회의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추수감사절의 기원을 찾는다면 가을에 지키는 장막절일 것입니다. 일년 동안 이모작이상이 가능한 팔레스타인에서 마지막 포도와 올리브 추수를 끝내고 감사절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구약의 감사절은 옛날 출애굽한 조상들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텐트 생활한 것을 기억하면서 일주일 동안 장막에서 지내는 것으로 대신 했습니다. 과거의 어려움을 되새기는 특별한 감사절이었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620년 11월 21일102명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를 타고 보스턴 근교 플리머스에 도착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어려움을 이기고 첫해 수확한 것을 갖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신들을 도운 원주민들을 초대해서 잔치를 벌인 것에서 추수감사절이 유래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해준 1800년대 말, 한국은 전형적인 농경사회였습니다. 여름에는 보리를 수확해서 “맥추감사”를 지켰고, 가을에는 벼를 비롯한 채소를 수확하면서 “추수감사”를 지켰습니다. 선교사들의 영향과 추수가 끝난 후에 지킨 감사절이었기에 11월 셋째 주에 지켰습니다. 이처럼 농경사회의 영향으로 영어 “감사절(Thanksgiving Day)”앞에 “추수”가 붙어서 추수감사절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영어 표현 그대로 일년에 한번 지키는 “감사절”로 부르는 것도 좋겠습니다.

 

감사절은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이민 교회 풍습 그대로 여선 교회가 정성껏 준비한 칠면조 고기와 더불어 감사절 만찬을 갖습니다. 감사가 넘치는 잔칫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나눌 말씀 역시 혼인 잔치가 배경입니다. 갈릴리 가나라는 동네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어머니 마리아, 예수님과 제자들도 초대를 받아서 참석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의 혼인 잔치는 날씨가 선선해 지는 밤에 며칠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으로 예수님께서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는 표적을 행하십니다. 요한 복음의 일곱 가지 표적 가운데 첫번째입니다. 자칫 멀쑥할 수 있었던 잔치 자리가 예수님으로 인해서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찾아가시고 계신 곳에 은혜가 임하고 기쁨의 축제가 계속됩니다. 하인들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행하니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찾아오신 예수님을 맞이한 사람이 누리는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가 갖는 감사절 만찬에 우리 주님께서 함께 하시고, 물이 변해서 포도주가 되는 은혜가 임하길 바랍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