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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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지만

미국에서 올림픽을 즐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과

미국 선수가 잘하는 종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젯밤에는 올림픽이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NBC를 클릭했다가

미국과 캐나다의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을

연장전(OT)부터 생중계로 시청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들이랍니다.

월드컵에서는 여덟 번 싸워서 일곱 번 미국이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에서는 1998년 이후

네 번 연속 캐나다가 미국을 꺽고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4년 전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는

미국이 줄곧 이기고 있다가 막판에 동점 골을 내주고

연장전에서 캐나다에 패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강릉에서 또다시 두 팀이 맞붙은 것입니다.

이번에는 캐나다가2-1로 이기고 있다가 막판에 동점골을 내주고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아이스하키 규칙을 잘 모르는데,

연장전에서는 골키퍼를 제외하고 양 팀 네 명씩 경기했습니다.

쉽게 골을 넣을 것 같았지만, 이미 지쳐버린 체력에

골키퍼들의 선방으로 연장전도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스하키의 “슛아웃/shootout”을 보게 되었습니다.

축구의 승부차기처럼 양 팀에서 다섯 선수가 번갈아 나서서

중앙선부터 퍽을 몰고 가서 골키퍼를 피해서 골을 넣는 방식입니다.

 

막상막하여서 다섯 선수 가운데 양 팀 모두 두 선수만 골을 넣고,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다시 나와서 번갈아 슛아웃을 시도합니다.

 

미국 선수가 능숙하게 골키퍼를 속이고 골을 넣었습니다.

상대편 캐나다 선수는 세계에서 가장 골을 잘 넣는 탁월한 선수였는데

그만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습니다.

축구로 치면 메시가 승부킥을 실축한 것과 같은 겁니다.

 

미국팀은 얼싸안고 20년만의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캐나다 선수들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승리의 눈물을, 덕아웃에서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립니다.

승자와 패자가 그렇게 갈렸습니다.

 

2.

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가 없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그런데 어디 스포츠만 그럴까요?

우리 인생에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인생길을 걸어갑니다.

 

이것을 알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승리했다고 교만할 것도 아니고

패배했다고 기죽을 일도 아닙니다.

묵묵히 그리고 여전히 성실하게 주어진 인생길을 걸어갈 뿐입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분복(分福, portion)을 지금/여기서 누리고

창조주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믿고,

뚜벅뚜벅 신앙과 인생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어제 경기를 생각하니

마지막 골을 실수한 캐나다 선수가 마음에 걸립니다.

그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했으니,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요!

어제 했던 실수가 평생 생각날 것 같습니다.

어제 일을 인생 교훈으로 삼고 훌훌 털고

또다시 얼음판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할 때가 있으며 (전도서 3:4-5)

a time to weep, and a time to laugh; a time to mourn, and a time to dance;

a time to cast away stones, and a time to gather stones together;

a time to embrace, and a time to refrain from embracing;(Ecclesiastes 3:4-5)

 

하나님 아버지,

승리와 패배, 성공과 실패,

크고 작은 것, 높고 낮은 것과 같은

세상의 기준을 뛰어넘는 신앙을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7.2.22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