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랑 나눔 (5)

우리 교회는 작년부터 작은 사랑 나눔 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대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나 뜻있는 일을 하는 개인이나 기관을 돕는 일입니다.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무명으로 헌금하고, 무명으로 돕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금액도 상한선 20불로 정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외부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편이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을 실제로 돕고 뜻 있는 일에 참여하는 것을 훈련하고 습관화할 수 있는 시작점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작은 사랑 나눔 주일을 네 차례 지키면서, 과테말라 선교사님, 리치몬드에 있는 초등학교, 작년 연말에는 노숙자돕기, 올 초에 유엔난민기구에 참빛 식구들의 소중한 헌금을 보냈습니다.

 

이제 다섯 번째 작은 사랑 나눔의 대상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일본에서 힘겹게 살아온 우토로라는 조선인 마을에 평화 회관을 짓는 것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우토로 마을과 그곳을 지킨 조선인들은 매우 가슴 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1941년 일본 교토 비행장 공사를 위해서 조선인들이  끌려왔습니다. 2천명의 인부가 비행장 공사에 동원되었는데 그 가운데 조선인이 절반도 넘는 1300명이었습니다. 조선인들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최소한의 양식만 제공된 채 공사에 투입되었습니다. 함바라고 불리는 함석으로 만든 집에 살았는데, 지대가 낮아서 비가 오면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면서 비행장 공사가 중단되었지만, 우토로에 살고 있던 한인들은 고국으로 돌아올 돈이 없어서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일본 정부는 한인촌이라는 핑계로 상하수도 공사도 해 주지 않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민족 학교를 강제로 폐쇄하는 등 핍박을 일삼았습니다. 급기야 1988년에는 예고도 없이 닛산 자동차가 한인들이 거주하는 땅을 매입했고, UN의 권고도 무시한 채 철거를 통지했습니다.

 

우토로 마을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그들이 소송에서 패하고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2004년에야 알려졌고, 시민단체와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땅을 매입하고 주택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MBC의 무한도전 팀이 우토로를 방문해서 우토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우토로 사람들이 살던 마을은 이제 곧 개발되어서 사라진답니다. 대신에, 그곳에 평화 회관을 지어서 우토로에 살아남은 동포들의 삶을 기념하려는 사업이 진행 중인데 우리도 작은 사랑 나눔으로 힘을 보태자는 제안이 들어와서 우토로를 돕게 된 것입니다.

 

현재 우토로 마을에 계시는 1세 생존자는 94세 된 할머니 한 분뿐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도 이들의 구호는 “에루화 좋다”였답니다. 조국을 떠나서 미국에 사는 우리도 이왕이면 에루화를 부르면서 즐겁고 기쁘게 살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