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제물

로마서 3장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은 물론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깜깜한 세상입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죄의 삯이 사망이니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창세기 아담과 이브 이래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고 자기 마음대로 행하면서 생긴 결과입니다. 결국 죄인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롬3:9).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모두 사라진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다시 구원의 역사를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보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라는 말씀이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한 인간을 구원하고 회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열심입니다.

 

우선, 죄인이라고 판정받은 인간을 구해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같은 죄인의 옷을 입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속량(redemption)”이라고 말한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입니다. 속량은 시장에서 값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것입니다. 종이나 포로로 잡힌 사람을 대신해서 벌을 받거나,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값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우리의 죗값을 치르셨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값으로 지불하고 우리를 구하셨습니다.

 

우리의 행위나 업적없이 예수님의 속량으로 우리를 구해 주셨으니 그 자체가 “은혜”입니다. 값없이 주신 선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량과 은혜에 참여하는 방법이 믿음입니다.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예수님을 따라 살기로 작정하면서 은혜로 구원에 이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구원 사역을 이루신 예수님의 신실함에 참여함으로 속량의 은혜에 들어갑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속량하심으로 우리는 죄에서 구원받았습니다. 죄인이라는 판정이 번복되고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가 되었습니다. 의롭다는 판정을 받는 것을 “칭의”라고 합니다. 속량이 상업용어라면 칭의는 법정 용어입니다. 더이상 죄인이 아님을 법적으로 인정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죄인이 아닙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의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피를 흘리며 돌아가심은 구약시대 피의 제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화목제물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구약에서 하나님의 임재 상징인 법궤의 뚜껑을 가리킵니다. 또한 제물을 올려놓던 제단(mercy seat)을 가리킵니다. 피로 속죄의 제사를 드리므로 죄가 사라지고 하나님과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화목제물이 되심으로 우리의 죄가 하나님의 속죄소에 올려졌고 하나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죄인이 예수님으로 인해서 의인이 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은혜이기에 우리는 단지 감사할 뿐입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