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쟁이 하나님

좋은 아침입니다.

 

1.

엊그제는 만우절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만우절만 기다린 적도 있고

만우절에 친구들을 속여먹는 재미가 솔솔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동심(童心)이 점점 잊혀집니다.

 

만우절은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날입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에게 얼른 만우절임과 진실이 아님을 알려야 합니다.

만우절을 잘못 대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2.

만우절을 보내면서 구약성경 요나서를 생각했습니다.

물고기 뱃속에서 삼 일을 보낼 정도로 혼이 난 선지자 요나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당시 제국인 앗시리아의 수도 니느웨에 갔습니다.

 

요나는 하루 종일 니느웨를 다니면서

하나님께서 선포하라고 주신 말씀,

“40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질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요나의 말을 들은 니느웨 백성들이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높은 사람부터 낮은 사람까지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회개를 시작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니느웨 왕도 임금의 옷 대신 굵은 베옷을 입고

잿더미에 앉아서 회개했습니다.

입술의 고백에 그치지 않고

행실의 변화가 동반된 진정한 회개였습니다.

짐승들까지 회개에 동참했습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굵은 베 옷만을 걸치고, 하나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자기가 가던 나쁜 길에서 돌이키고, 힘이 있다고 휘두르던 폭력을 그쳐라.

 하나님께서 마음을 돌리고 노여움을 푸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요나 3:8-9)

 

죄를 지은 백성에게 벌을 주는 것이 공의입니다.

한번 말씀하신 것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신실입니다.

게다가 니느웨는 이스라엘을 괴롭힌 이방 제국입니다.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했다고,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키신 것은

용어가 적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변덕쟁이”처럼 보입니다.

 

니느웨 사람들은 “설마” “혹시나”하면서 회개했는데

그들의 회개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변한 것을 본 요나는 매우 못마땅해 합니다.

만우절도 아닌데 왜 하나님께서 거짓말을 하셨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는 니느웨 사람들도 중요했습니다.

 

3.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완고하고 융통성도 없이 꽉 막힌 분”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때때로 변덕쟁이로 돌변하십니다.

– 우리를 긍휼히 여기실 때입니다.

우리가 불쌍해 보이면 가던 길도 돌이켜서 우리를 도우실 분입니다.

– 우리가 회개할 때입니다.

니느웨 사람들처럼 죄를 뉘우치고 바른길로 갈 때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심판도 철회하시고 새로운 길로 인도하십니다.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구합시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우리를 위로하시고, 무작정 사랑하시고,

자식을 위해서 뜻을 돌이키시는 주님의 마음을 경험하기 원합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여전히 부족하지만,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주님의 자녀가 되기 원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참빛 식구들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시편103편 13-14)

As a father shows compassion to his children, so the LORD shows compassion to those who fear him.

For he knows our frame; he remembers that we are dust. (Psalms 103:13-14)

 

 

우리의 체질을 아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꼭 기억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9. 4. 4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