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2)

쓴뿌리와 용서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해결하지 못한 채 품고 있는 돌덩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과 관련된 것으로 오랫동안 응답되지 않은 기도가 우리 안에 응어리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생기는 의문들(예를 들면, 세상에서 악한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마음 한편에 갖고 살아갑니다.

 

하나님 뜻대로 기도한 것은 모든 것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서 결국에는 가장 좋은 길로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어그러지고 답답한 세상의 모습을 보고 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보다 더 안타까워하실 것 같습니다. 선과 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공의가 활동할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인간관계 속에서 풀지 못하고 마음 깊은 곳에 갖고 있는 응어리들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 자신만이 느끼는 죄책감, 혼자서 풀 수 없을 만큼 답답한 관계의 문제들입니다. 평소에는 잊고 살지만, 이따금 생각나면 괴롭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할 때 그 문제들이 솟아오르면 지난주에 나눈 하나님 말씀처럼 기도를 막습니다. 뽑아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쓴 뿌리”인데 성경에 한번 등장합니다(히12;15). 게다가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쓴 뿌리는 위에서 말한 것이나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쓴 뿌리와 차이가 납니다.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쓴 뿌리는 핍박과 박해가 닥치면서 신앙을 버린 사람들이 교회에 우후죽순처럼 돋아나서 신앙 공동체를 힘들게 한 것을 가리킵니다. 교회 안에 쓴 뿌리가 생기면서 그리스도인들끼리 논쟁하다 보니 평화가 깨졌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모든 이와 화평하지 못하고 거룩하지 못하면, 결코 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쓴 뿌리의 속성은 싹이 나고 자라서 퍼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의 쓴 뿌리가 하나님을 떠나고 신앙을 버린 사람들이 교회에 악한 영향을 끼친 것이라면, 우리 안에 있는 쓴 뿌리는 예수님과 깊이 사귀는 것을 가로막는 것들입니다. 자꾸 생각나서 거룩함에 이르는 길을 방해합니다. 쓴 뿌리가 퍼져나가면서 마음의 평안이 사라집니다. 사람들과도 화목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쓴 뿌리는 싹이 퍼져 나가듯이 우리의 신앙과 마음을 잡초 투성이로 만들어 놓습니다. 독초처럼 우리 자신을 망가뜨립니다.

 

우리 안에 쓴 뿌리를 뽑아내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용서입니다. 우리 자신을 괴롭히는 쓴 뿌리를 용서를 통해서 풀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고, 주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용서에 대한 말씀을 나누면서 우리 안에 있는 쓴 뿌리를 차례로 제거하기 원합니다. 용서의 길을 가는 참빛식구들의 마음을 우리 주님께서 만져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