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3)

하나님의 용서

 

용서는 성경에만 나오거나 기독교에서만 쓰는 용어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용서의 사전적 의미는 관용을 베풀어서 벌하지 않음, 잘못한 사람을 꾸짖지 않고 체면을 세워 줌, 놓아주고 풀어주는 것입니다. 용서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forgive 역시 상대방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미련없이 상대방의 위신을 세워주고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지난주에 살펴보았듯이 세상에는 용서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자녀의 목숨을 빼앗은 범인을 용서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용서의 거장들은 특별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용서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이 각자의 삶 속에서 용서를 실천하면서 살아갑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용서의 길을 선택하면서 마음의 쓴 뿌리를 뽑아냅니다. 우선,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용서의 혜택을 받은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길을 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용서를 특별히 강조합니다. 우리에게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도 우리 죄를 용서해 주지 않으실 것이라는 말씀이 대표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서로 용서하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처럼 기독교인에게 용서는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용서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베푸는 호의입니다. 세상의 죄는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기 위해서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했고 그 결과 에덴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거역한 인류를 다시 구하기 위해서 구약성경 내내 노력하십니다.

 

홍수 심판 후에는 당대의 의인이었던 노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셨고,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그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과 더불어 구원 계획을 펼치셨습니다. 모세에게 십계명과 율법을 주시면서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날 때는 예언자들을 보내셔서 심판의 말씀으로 깨우치시고 끝에는 회복과 소망을 제시하셨습니다. 신약으로 오면서 급기야 자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십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몸을 입으신 예수님께서 세상의 모든 죄를 지고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은 아담 이래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의 죄를 모두 없애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빚 문서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셨습니다(골2:14). 이와같이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용서를 깊이 경험했을 때 우리 안에 있는 크고 작은 쓴 뿌리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죄를 범한 이웃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용서를 실천하기 원합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