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좋은 아침입니다.

 

1.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집 근처에서 다람쥐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아이들과 다람쥐 잡는 내기도 했는데,

날쌘돌이 다람쥐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가을은 다람쥐에게 가장 바쁜 계절입니다.

겨울 동안 먹을 도토리를 땅속에 숨겨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사방에 묻어 놓는데

이듬해 봄까지 다람쥐가 찾아내는 도토리는 25% 미만이랍니다.

나머지는 도둑을 맞거나 어디에 숨겼는지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다람쥐는 후각보다 기억력을 사용하는데

워낙 많이 숨기기도 하지만,

건망증으로 숨긴 장소를 까맣게 잊어버린답니다.

 

다람쥐가 찾지 못한 도토리는 싹이 나서

도토리나무로 자란다니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다람쥐 건망증입니다.

 

2.

엊그제 CNN 뉴스에

다람쥐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가 또 하나 떴습니다.

다람쥐는 늘 몸을 쫑긋 세우고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사방의 적을 경계하듯이 나무와 땅을 오갑니다.

 

다람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때가 있는데

스스로 감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새들의 지저귐에 의존한답니다.

 

새들이 자유롭게 지저귀면

매와 같은 약탈자들이 사라지고

평화가 왔음을 감지하는 식입니다.

 

다람쥐처럼 예민한 동물이

스스로 위기를 느끼기보다

새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3.

지난주에 살펴본 탕자의 비유가 생각납니다.

 

아버지 재산을 모두 팔아서

먼 나라에 간 둘째 아들이 완전히 망가졌을 때,

그를 붙잡아 줄 아버지와 가족이 없었고

그에게 경고음을 들려줄 신앙도 없었습니다.

 

돼지 농장에 취업했지만

돼지에게 주는 쥐엄열매 조차 건네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둘째 아들은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4.

비유 속의 둘째 아들을 보면서

우리를 지켜줄 가족과 친구가 필요함을 다시 느낍니다.

행여나 귀찮거나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붙잡아 줄 지킴이들입니다.

 

때로는 다람쥐처럼 영적 건망증이 도져서

하나님을 잊고 살 때가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신앙 말고도 쫓아갈 것이 많아서

신앙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우리를 살리고 결국에는 회복시켜 주는 것이 신앙입니다.

 

인생길을 걷다 보면

신앙이 꼭 필요하고

신앙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을 분명히 만납니다.

 

우리를 지지해 주는 가족과 신앙의 동지들,

우리를 살리는 신앙을 꼭 붙들고

하루하루 살아갑시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편 1절)

I lift up my eyes to the hills. From where does my help come? (Psalms 121:1)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도움이 되시고

이 세상을 회복시키실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목사 드림.

(2019. 9.12 이-메일 목회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