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보니게 여인 (6)

– 네 믿음이 크도다

 

수로보니게 여인과 예수님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이 여인이 유대인이 아니라 이방인임을 강조하면서 “가나안 여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외치면서 예수님께 나왔지만, 예수님은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여자를 쫓아 보내시라고 요청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침묵을 거절로 생각해서 선수를 친 것입니다.

 
드디어 예수님께서 입을 여셨는데, 자신은 이스라엘 집의 잃은 양을 위해서 보내심을 받으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수로보니게 즉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의 사역에서 제외된다는 완곡한 거절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도 이스라엘의 잃은 양에게만 가라고 말씀하신 바 있으니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렸을 것입니다(마10:5-6). 수로보니게 여인에게는 절망적인 말씀입니다.

 
하지만, 수로보니게 여인은 예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갑니다. 절까지 하면서 “주여, 저를 도우소서”라고 울부짖습니다. 거절의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더욱더 예수님께 다가가고 예수님의 도움을 구하는 여인의 믿음이 돋보입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대답하십니다. 자녀(유대인들)의 떡을 개들(이방인)에게 던지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개는 유대교 전통에서 부정한 동물입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을 포함한 이방인을 가리키는 거친 표현입니다. 그러자 여인이 분위기를 바꾸는 놀라운 말을 합니다:“주여 옳소이다 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27절). 개 취급받아도 상관없으니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달라는 것입니다. 여인의 말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네 믿음이 크도다”고 말씀하시면서 딸을 고치십니다.

 
예수님은 수로보니게 여인을 왜 그토록 차갑게 대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여인의 믿음을 테스트하셨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예수님의 테스트를 멋지게 통과해서 딸도 고쳤고 큰 믿음이라는 칭찬까지 받았습니다.

 
다른 의견은, 예수님은 여인을 수로보니게 출신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시고 처음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으셨다가 여인이 끝까지 예수님을 구하는 것에 마음이 움직여서 딸의 병을 고쳐 주시고 큰 믿음이라고 칭찬하셨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해석이 본문의 흐름에 더욱 적합해 보입니다. 하지만, 본문은 예수님의 냉정한 태도와 더불어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끝까지 예수님을 찾고 예수님의 마음을 감동시킨 여인의 큰 믿음을 닮고 싶습니다!-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