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16)

은혜

 

우리는 지난 넉 달 동안 야곱에 관한 말씀을 함께 나눴습니다. 야곱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여정이었습니다. 야곱은 태중에서부터 형 에서와 싸웠습니다. 형으로부터 팥죽 한 그릇에서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의 축복도 받았습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형을 피해서 외삼촌 집으로 피난 가서 20년을 살았습니다. 외삼촌에게 연거푸 속지만,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 하시니 열두 명의 아들과 재산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형 에서를 마주하기 전날 밤, 얍복강가에서 밤새도록 하나님과 씨름하고, 다음날 에서와 극적으로 화해했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야곱의 삶도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세겜에서 딸 디나가 성폭행 당합니다. 세겜의 삶을 청산하고 벧엘로 올라온 야곱은 그곳에서 하나님과 다시 언약을 맺고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막내 베냐민을 낳다가 길에서 죽습니다. 장남 르우벤이 라헬의 여종이자 야곱의 부인인 빌하와 동침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야곱이 편애하던 요셉이 형들에 의해서 이집트로 팔려 갔습니다. 아들들은 야곱이 아버지를 속일 때 사용했던 숫염소를 죽여서 그 피를 요셉의 옷에 묻힙니다. 그리고 요셉이 들짐승에 물려서 죽었다고 아버지 야곱을 속입니다. 야곱이 이삭을 속인 것처럼 야곱도 아들들에게 속은 것입니다. 야곱은 요셉이 죽었다고 굳게 믿고 살았는데, 이집트에 팔려 간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서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열두 자식들을 축복하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처럼 야곱의 인생은 험악했지만, 끝이 좋았습니다.

 

야곱에 관한 말씀을 마치면서 그동안 소개했던 몇 가지 표현을 다시 생각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그까짓 것”입니다. 에서는 장자권을 그까짓 것으로 생각하고 팥죽 한 그릇과 바꿨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그까짓 것 취급하지 말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둘째는, “산 넘어 산”입니다. 야곱에게 어려움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쉬운 인생은 없습니다. 늘 어려움이 밀려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하나님과 씨름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셋째는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야곱과 함께 하셨고, 야곱의 모든 인생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도록 보이지 않게 뒤에서 도우셨습니다. 야곱의 인생은 하나님께서 주도하신 복된 삶이었습니다. 마지막 “스티그마”입니다. 야곱은 얍복강에서 씨름하다가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것은 야곱의 몸에 남겨진 하나님의 흔적이었습니다. 약할 때 강함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었습니다. 우리도 거룩한 상처를 간직하길 바랐습니다.

 

야곱에 관한 연속 설교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함께 읽고 나누면서 만났던 야곱의 하나님을 우리 각자의 하나님으로 삼고 주어진 인생길을 믿음으로 걸어갑시다. -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