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섬김

교회가 세워지는데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작은 교회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손길이 없으면 결코 온전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교회를 세우는 모든 손길이 귀합니다.

 

특히 우리 교회는 여느 교회처럼 소위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두고 억지로 배치하거나 일을 하도록 강제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사역은 감히 시작하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기도 합니다. 맡을 분들이 계시고 그 일이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바와 맞을 때 실시할 뿐입니다. 때로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그동안 우리 교회가 추구했던 사역의 방향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사역이 많지 않습니다. 주일 예배에 집중합니다. 샌프란에 계신 권사님들 중심의 수요 예배와 새벽기도회는 이런 사역을 지원하는 시간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속회가 여러 가지 이유로 만남을 갖지 못할 때도 있지만, 가능한 대로(할 수 있는 만큼) 모이는 데 힘씁니다. 대신, 이 모든 것이 자원하는 손길로 이뤄지는 것이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그래도 꼭 필요한 사역이 있습니다. 점심 친교와 설거지입니다. 주일예배가 점심 친교 즉 사랑의 애찬까지 이어지기에 점심 친교 자원이 필요합니다. 넉 달에 한 번씩 자원을 받으니 일 년에 세 번 섬겨야 합니다.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자원하는 손길들로 채워졌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설거지는 접시를 닦는 기계를 기증받은 이후 한결 쉬어졌습니다. 예전에 쓰던 종이 접시도 덜 쓰게 되었으니 환경운동에도 참여하는 셈입니다. 그래도 백여명 가까운 점심 설거지가 만만치 않게 나옵니다. 그동안 속회 별로 돌아가면서 설거지를 담당했는데, 이번 주부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여섯 개의 설거지 조를 만들었으니 한 달 반마다  돌아오게 됩니다. 주일 오후에 모임을 갖는 청년부를 한 조로 만들고 (물론 청년부의 한두 분을 지원받았음) 나머지 조들은 기혼 그룹과 어르신 그룹을 합쳤습니다. 설거지를 하시면서 서로 교제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각 설거지 조에서 다음 사항을 꼭 기억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첫째, 자신이 속한 설거지 조를 꼭 확인하시고, 주보에 다음과 이번 주 설거지 조에 자신의 조가 있다면 가능한 예배에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최소 인원을 배치하다 보니 결석하시면 다른 조의 지원을 받아야 가능해집니다. 둘째, 조장님들께서 담당자들을 배정해서 분업으로 설거지를 하시면 적은 인원으로 무난히 설거지를 끝낼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부엌 설거지와 쓰레기만 담당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머지는 모두 가신 후에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

 

궂은일이지만 마음을 합쳐서 섬길 때 기쁨과 보람이 배가될 줄 믿습니다. 은밀히 교회를 섬기는 참빛 식구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 河-